[한경에세이] 이제는 강소기업이다
곳곳에서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선 제조업과 정보통신 기술이 결합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독일 지멘스 공장이 한 예다. 소프트웨어와 센서기술이 결합되고 로봇기술이 융합된다. 이를 통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서고 있다.

3차원(3D) 프린팅 혁명도 추진되고 있다. 플라스틱, 금속, 특수소재 등 여러 소재로 다양한 산업에서 맞춤형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세포 조직, 인공 장기 등 바이오 메디컬 분야로까지 응용 분야가 확장됐다. 에너지 및 교통 혁명도 진행형이다. 각국은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고,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대체연료를 활용한 자동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도 그중 하나다. 지금까지 확인된 매장량만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60년치에 이른다고 한다.

소재 혁명도 진행 중이다. 철강산업은 정체 국면으로 들어선 반면 탄소 기반 신소재인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카르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료 혁명도 빼놓을 수 없다. 영상, 음향기술 및 의료솔루션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원격의료 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시스템도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조류에서 앞서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한국사회를 이끌어왔던 대기업 주도 모델로는 충분치 않다. 작지만 강한 기업(small but strong) 육성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도 현장을 방문해 보면 강소기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절삭공구업체인 한국OSG는 30년 외길을 걸으며 세계 1000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다이아몬드 공구업체인 신한다이아몬드는 ‘산업의 칼’로 세계를 베고 있다. 코텍은 슬롯머신용 카지노 모니터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엑스레이 진단장비업체인 리스템은 50개국에 이를 실어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거나 산업기술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한 기업들이다. 때로는 남들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개척해 강자로 우뚝 선 기업도 보인다. 극세사업체 웰크론, 의류용 벨벳업체 영도벨벳 등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끊임없이 뭔가를 준비하면서 한발 앞서가려고 노력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규모보다는 스피드, 기회 포착 그리고 과감한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 이제는 강소기업의 시대다.

강남훈 <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nhkang@kicox.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