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전격 사퇴를 발표함으로써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의표명 후 두 달 이상 총리직을 수행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 총리는 지난 4월 27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수습 후 사표수리' 방침을 밝히며 '시한부 총리'로 활동해 왔다.

사의 표명 후 격주 화요일 국무회의, 매주 목요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거나 세월호 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습을 지휘하는 등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하며 퇴임일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정 총리로서는 국정의 부담을 털어내고 공직을 내려놓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임으로 지명되면서 짐을 싸기 시작했고 후임자가 임명되기만을 기다렸지만 뜻하지 않은 안 후보자의 낙마로 정 총리의 사표수리도 무기한 보류됐다.

게다가 새로 지명된 문창극 총리 후보자마저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진사퇴함으로써 정 총리의 '시한부 임기'는 또다시 연장됐다.

사의 표명 이후 24일로 59일째를 맞았지만, 정 총리의 시한부 직무 수행은 길게는 석달까지도 갈 것으로 보인다.

새 총리 후보의 지명·동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임명동의안 제출, 인사청문특위 구성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청문회 개최까지는 20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최근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이 짜여지면서 국무회의에서 교체대상 각료들에게 '유종의 미'를 강조했지만, 스스로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형편이 됐다.

정 총리는 두 차례나 짐을 싸고 푸는 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에도 참석했다.

일부 의원들은 떠날 운명의 정 총리를 향해 질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등 정 총리를 난감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총리 후보자들이 검증의 벽을 넘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정 총리가 계속 임무를 수행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주장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