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이 이유 없이 전신 통증에 시달리는 여성환자를 대상으로 섬유 근육통진료를 하고 있다. /고도일병원 제공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이 이유 없이 전신 통증에 시달리는 여성환자를 대상으로 섬유 근육통진료를 하고 있다. /고도일병원 제공
직장인 김미희 씨(41)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전신 통증이 심해져 앉아 있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혈액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을 해봤지만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 원인을 알 수 없어 정확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증상은 계속 악화되던 중 한 전문병원에서 섬유근육통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섬유근육통은 압통 부위를 동반하고 전신적으로 만성 통증이 지속되는 연부조직의 통증 증후군을 말한다. 증상은 전신 근골격계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인데, 어떤 때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나타난다. 감각 이상 및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피로감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뇌의 세로토닌 대사 감소, 스트레스에 대한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 감소, 통증에 대한 민감도 증가, 자율신경 기능 이상 등 우리 몸의 신경전달호르몬과 통증 전달 물질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발생하는 섬유 근육통은 유병률이 2~12%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소견이 정상이거나 경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다. 또한 각종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주위 사람들로부터 꾀병으로 의심받는 경우도 있어 30%에서는 우울증도 동반된다.

섬유 근육통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목, 어깨, 허리, 엉덩이, 무릎 등 신체 여러 부위가 아프면서 압통점(누르면 아픈 곳)이 있는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침에 몸이나 목이 뻣뻣한 경우 통증으로 잠에 잘 들지 못하거나 한밤중에 고통으로 인해 깨어나기도 한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만성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잦은 두통, 손 저림, 기억력 및 집중력 감퇴, 생리통 악화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닌 일시적인 통증 감소일 뿐이고, 통증이 심한 경우 약 용량의 증가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

고도일병원에서는 비수술, 비약물적 요법으로 섬유근육통을 치료해 효과를 보고 있다. 통증면역주사로 체내 영양소 및 미네랄 불균형을 조절해 호르몬 불균형을 해소한다. 또 TMS요법을 통해 뇌를 자극, 뇌에서 통증을 완화시키는 통증전달물질을 분비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말초인대강화 주사요법으로 통증이 발생한 주위의 인대를 강화시켜 근육 이완을 유도하면서 통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스트레스나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현대인에게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질환”이라며 “섬유근육통이 난치병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치료법이 다양해졌다. 특히 만성피로 관리 및 전신상태 회복을 꾀하면서 통증 조절을 한다면 섬유근육통도 잘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