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일 강행군 일정 속에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당분간 매일 아침 미사와 주중에 하는 일반 미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9일(현지시간) 역대 교황들이 전통적으로 해오던 로마거리 행진 행사에도 불참키로 결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로마에서 열린 행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행진 전 세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사전 의식에만 참석했다.

이날 행진은 로마의 산타마리아 성당까지 약 1.5km에 이르는 거리를 걸어가는 것으로, 역대 교황들이 직접 참석해 온 전통적 행사다. 베네딕토 16세나 요한 바오로 2세 등 전임 교황들은 직접 걷는 것이 아니라 보조 테이블이 있는 차량을 타고 행진에 참석한 적은 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등과 무릎이 좋지 않아 절뚝거리면서도 지난해 취임 이후 열린 직접 걷는 모습을 보여왔다.

AP통신은 교황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행진을 건너뛴 이유에 대해 "큰 행사를 앞두고 일정을 조절하며 쉬어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티칸 측은 "교황이 행진 행사에 불참한 것은 다가올 큰 행사들을 앞두고 체력을 비축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와병설을 일축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앞서 바티칸은 18일 교황이 주중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하는 미사를 7월 한 달간 쉬고, 매일 아침 바티칸 내부 성당에서 하는 미사도 7~9월에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일각에서 '와병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교황은 이번 주말 남부 이탈리아 칼라브리안 마을을 방문해 재소자, 환자, 노약자 등을 잇따라 만나고 하루 동안 2번의 메시지와 설교를 전하는 등 빡빡한 일정이 예정돼 있다.

올해 77세인 교황은 지난주 한 공동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 일은 건강을 해로울 수 있다며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중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AP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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