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미래 100년을 준비할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가겠습니다.”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자(55)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년이 더 풍요로운 울산 건설을 통해 200만 초일류 창조 경제도시 울산을 실현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동북아 오일허브를 통한 에너지 금융허브 등 글로벌 창조경제 허브도시 5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동북아 오일허브는 그가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부터 관심을 갖고 울산시와 함께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다. 그는 “국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울산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가 이렇게 힘들다”고 덧붙였다. 오일허브란 석유제품 생산·공급,저장·중개·거래 등 석유에 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을 말한다.

울산발전연구원은 2020년까지 울산항에 2840만배럴 규모의 오일허브가 들어서면 6조345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조7000여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1만2000여명의 고용 창출 등 해외 산유국 못지않은 경제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당선자는 “울산이 세계 4대 오일허브 기지로 탈바꿈하도록 첨단 인력을 공급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항만 금융 주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전력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이른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는 “울산 국가공단만큼 에너지효율화 구조가 잘 갖춰진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첨단 ICT를 융화합하면 세계적인 수출모델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족한 재원은 강도 높은 투자유치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약에 스스로 세일즈 시장이 될 것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50년이 넘은 울산 국가공단에 대한 안전성 대책은 그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울산은 대기업 생산 공장과 석유화학시설이 밀집한 도시여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산업계의 안전시스템을 확 뜯어고쳐 최고의 안전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단지 내 대형 재난사고 예방을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근로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종합소방훈련장 등을 만들어 유엔의 방재안전도시 인증을 획득할 것도 약속했다. 공단 입주업체들이 경미한 안전사고에도 작업중지 명령 등의 엄중 조치가 내려진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떠한 논리도 안전을 뒤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노후 원전에 대한 수명연장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지만 원전산업 육성은 울산의 기존 전략산업인 만큼 철저히 육성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사 갈등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내비쳤다. 과거 대부분의 울산시장이 노사 갈등에 대해 ‘노사가 대화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어온 것과 다른 입장이다. 그는 “노동특보를 신설해 노동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 직후부터 겉치레를 없애고 낮은 자세로 시민에게 다가서려는 이색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직 인수위는 구성조차 하지 않았다. 오는 7월1일 울산시장 공식 취임식도 하지 않고 취임선서만 하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당선자는 취임 첫날 점심 때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며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에 대해서만큼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 당선자는 지난주부터 실시되고 있는 업무보고를 끝장 토론 형식으로 진행해 공무원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당선자는 “일은 하지 않고 줄서기 하려고 노력하는 공무원에게는 중책을 맡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인터뷰 말미에 “대통령이 되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으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He is…
△1959년 울산 출생 △부산동고 △서울대 법학과, 동대학원 수료 △사법고시 25회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 △17·18·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주요 공약
○글로벌 창조경제 허브도시 5대 프로젝트
○해양과 내륙을 잇는 미래형 선진교통체계 구축
○맘껏 기업하고 노동자·서민이 따뜻한 울산
○건강한 문화가 있는 품격있는 울산
○창조교육 활성화로 선진교육 울산
○남녀노소가 행복한 이웃사랑 복지 울산
○쾌적한 도심 및 주거환경으로 사람중심 울산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