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공연하는 존 메네시 "클라리넷 선율의 참맛 보여줄게요"
유독 클래식 작곡가 중 말년에 클라리넷 작품을 쓴 사람이 많다. 모차르트는 클라리넷 협주곡과 5중주곡을 만들었고 브람스도 클라리넷 소나타, 3중주, 5중주곡을 작곡했다. 생상과 풀랑도 마찬가지였다. 클라리넷 특유의 아련한 매력적인 음색은 물론 다른 관악기보다 넓은 음역을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 작곡가들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모차르트는 당대 손꼽히는 클라리넷 연주자 안톤 슈타틀러에게 쓴 편지에서 “클라리넷 소리가 인간의 목소리를 그렇게 닮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모차르트는 그를 위해 클라리넷 협주곡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클라리넷이 주인공이 되는 연주회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오는 19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클라리네티스트 존 메네시(사진)의 ‘아름다운 목요일’ 공연은 클라리넷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메네시는 미국의 이스트만 음악대학, 줄리아드 음악원의 교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와 함께 무대에 서는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는 지휘자인 동시에 손열음, 김선욱 등 유수의 피아니스트를 길러낸 연주자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1, 2번과 풀랑의 클라리넷 소나타, 생상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를 연주한다.

공연에 앞서 서울 반포의 한 호텔에서 만난 메네시는 “이번에 연주할 작품들은 클라리넷의 가장 대표적인 레퍼토리”라며 “프랑스와 독일의 서로 다른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두 곡을 한 공연에서 선보이는 것도 처음이란 설명이다. “브람스의 두 작품도 굉장히 대조적이에요. 1번은 F단조, 2번은 내림 E장조로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브람스의 삶을 축약해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죠.”

메네시와 김 상임지휘자는 1982년 줄리아드음대를 같이 다니며 인연을 맺게 됐다. 실내악 공연 등을 통해 같이 공연한 적은 있지만 단 둘이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5일 리허설을 진행했는데 둘의 곡 해석이 상당히 비슷하더라고요. 클라리넷의 매력을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