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지수(16~20일)는 이라크 내전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로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17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도 코스피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다.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규모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지 여부가 관심사다.

◆ 이라크 내전· 유가 상승…코스피, 악재에 민감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으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 중반까지 3일 연속 2010선을 돌파하며 2000선 안착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주 후반 터져나온 이라크 사태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 199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22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대외 변수로 인해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리스크 지표가 바닥권까지 하락하는 등 단기 과열 신호가 나타난 상태에서 이 같은 돌발 악재가 발생해 단기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증시에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 원유수급의 가장 큰 취약점은 정정불안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 생산차질이 발생할 때 이를 대체할 잉여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이라크와 러시아 등에서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원유수급은 예상보다 더 압박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라크 내전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계절적 수요개선과 맞물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분기 중 지난 5년 래 가격밴드 상단(달러 당 110~11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FOMC 6월 회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내릴까

17~18일 열리는 미국 FOMC도 이번 주 코스피지수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질 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월 채권 매입 규모를 4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축소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FOMC에서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여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나 FOMC가 단기 변수로 작용할 순 있지만 코스피 흐름 자체를 바꿔놓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일시적인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

오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대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세가 진정되고 있는만큼 외국인 매수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짧은 조정 이후 지수가 재상승할 경우 탄력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박스권 내 등락이 이어지며 숨고르기 장세가 진행될 전망"이라면서도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고, 유럽계 자금 유입 기대감도 여전한 만큼 상승 방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