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그룹의 금융 중심 회사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 189만4993주를 4936억원에 오는 16일 취득키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은 10.98%에서 14.98%로 높아지게 된다. 삼성생명에 자사주를 판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747만6102주(4.79%)를 5353억원에 16일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늘려 금융업 관련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삼성화재의 기업가치를 감안해 안정적인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을 위해 삼성 금융계열사 지분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사들였으며, 삼성카드 지분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상장사의 경우 30% 이상, 비상장사의 경우 50%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 34.41%와 삼성증권 지분 11.14%를 갖고 있다. 지주사로 변신하려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더 늘리고 삼성전자 등 비(非) 금융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삼성물산 지분을 팔기로 한 것은 삼성화재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마련 차원으로 해석된다.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지분을 사기로 한 것은 자산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