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당일부터 진도 머물며 가족들 위로·사고 수습 지휘
강병규 교체
사고 당일 현장에 가지않아…사망자 수 파악 못해 '질책'
참사 초기엔 두 장관 모두 부실대응 논란으로 경질이 확실시됐었다. 강 장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16일 사고현장인 진도에 가지 않고 경찰간부 후보 졸업식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게 알려지고 실종자와 사망자 숫자까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서 안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질책을 받았다.
이 장관도 비슷한 처지였다. 산하기관인 해양경찰청의 부실 구조와 선박안전 유관기관인 한국선급과 해운조합에 대한 관리부실 논란이 야기되고 ‘해피아(해양수산부 관료+마피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사면초가의 지경에 내몰렸다.
하지만 이 장관은 참사 당일부터 지금껏 계속 진도에 머무르며 사고수습을 위한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욕설과 비난을 들으면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 장관의 진정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격앙된 가족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여기에 팽목항에서 50여일 넘게 보고 느낀 소회를 담은 인터뷰 기사가 최근 한국경제신문(6월9일자 A12면)에 실리면서 이 장관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이 장관에 대한 유임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한경 인터뷰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걸고 “이주영 장관의 진정성에 가슴이 뭉클해지는군요”라고 썼고, 야권 성향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그의 낮은 자세와 묵묵한 모습은 배우고 싶다. 이런 사람은 유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달 초 사표를 제출한 이 장관에게 사의를 철회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고 이 장관도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임을 감안해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장관은 이날 개각 발표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임은) 축하받을 일이 아니다”며 “그냥 끝까지 수습을 잘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