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옵션거래의 기본거래단위(승수)가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 결과 ‘파생시장의 삼성전자’로 불리던 코스피200선물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0조~50조원에서 16조원 안팎까지 감소했다. 옵션 승수를 올리기 한 달 전엔 주식연계워런트(ELW)시장에서 LP의 매수·매도 호가 범위를 8~15%로 제한했다. ELW 거래량은 규제 이전보다 10분의 1로 줄었고 맥쿼리, BNP파리바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10곳은 사실상 국내에서 ELW 사업을 접었다.
< 환율 급락에 증시 '미끄럼' >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44포인트(0.27%) 하락한 1990.04에 거래를 마쳤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시장에 부는 파생 상품 찬바람
파생상품시장의 위축은 파생상품시장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헤지(위험 분산)를 위해 함께 주문을 내던 현물 거래까지 증발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ELW 헤지 거래의 ‘주포’였던 기관의 경우 규제 이전인 2011년엔 주식거래대금이 1조6700억원이었으나 작년엔 94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액 7300억원 중 3000억원가량은 ELW 등의 규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ELW 거래 중 66%(유가증권시장 하루거래대금의 2~3% 수준)가 헤지를 위해 주식 현물 거래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한 계산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LW는 껍데기에 불과하며 알맹이는 실물거래”라며 “ELW시장이 무너지면서 이와 연계된 실물거래가 함께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옵션 승수 인상에 따른 선물거래 감소 역시 현물시장 위축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사고파는 프로그램 차익거래시장이 흔들린 탓이다. 파생시장 규제 이전인 2011년 하루평균 18조원대에 달했던 유가증권시장 차익거래 규모는 올 들어 1조여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장범식 숭실대 교수는 “개인투자자 비중을 낮추기 위해 거래 승수를 올리자 엉뚱하게도 기관투자가들이 거래를 끊었다”고 말했다.
○국민 재테크 상품 ELS도 휘청
설정 규모가 50조원에 달해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도 파생상품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ELS 발행 순위 1위 KDB대우증권이 내놓은 코스피200, 미국 S&P500, 홍콩 HSCEI 등 3개 지수 상품 수익률은 1년 새 1.7%포인트 하락했다. 3년 만기에 조기상환 구조와 녹인 배리어(손실구간)가 동일했을 때를 비교한 결과다.
ELS는 낮은 지수 변동성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이 같은 상품을 만들려면 높은 지수 변동성에 베팅하는 반대 성격의 헤지용 상품이 필요하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ELS 담당자는 “낮은 변동성에 베팅하는 ELS만 늘고, 높은 변동성을 지지하는 ELW는 줄어들면서 상품 헤징을 위한 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코스피200을 아예 빼고 홍콩, 유럽 지수만으로 구성한 상품을 내는 것도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ELW(주식연계워런트)
특정 증권의 가격, 주가지수의 변동 등과 연계한 증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주식을 미리 약정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현물을 사는 것보다 적은 원금으로 주식을 산 것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국거래소는 엠디바이스의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을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매매 거래는 오는 7일부터 시작며 공모가는 8350원이다. 또 거래소는 에스엠씨지의 코스닥 합병 상장을 승인했다. 에스엠씨지의 매매 거래도 오는 7일 개시되며 기준가는 3435원이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김원규 LS증권 대표(65·사진)가 사실상 재연임에 성공했다. LS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5일 김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단수 후보로 추천했다. 최종 연임 여부는 오는 2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김 대표는 1985년 럭키증권에 입사해 2014년 내부 출신으론 최초로 NH투자증권 사장을 지냈다. 2022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리츠(REITs)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과 더불어 안정적인 배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LUS K리츠’ 상장지수펀드(ETF)는 0.59% 오른 68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주일간 1.32% 상승했다. 이 ETF 포트폴리오엔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등이 담겨 있다. 같은 기간 ‘KIWOOM 리츠이지스액티브’와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도 각각 0.60%, 1.47% 올랐다. 코스피지수(-2.65%) 코스닥지수(-2.92%) 등보다 월등한 수익률이다.리츠 ETF가 선방한 건 기준금리 인하 덕분이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리츠 관련주의 이자 비용이 줄며 배당가능 이익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부동산 가치가 뛰면 자산 매각 때 추가 수익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주가 상승을 이끈 또 다른 요인이다.현재 국내 리츠 관련주의 주가순자산배율(P/NAV)은 0.66배로, 낮은 편이란 평가다. P/NAV는 일반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처럼 보유한 순자산가치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1보다 낮으면 순자산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많이 높아졌다”며 “현재 국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연 8.6%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배당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올해 상반기 리츠의 자산 재평가손익을 배당가능 이익에서 제외하는 관련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양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