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내 증시는 'ECB(유럽중앙은행) 효과'에 힘입어 2000선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ECB 정책회의에서 적극적인 통화 완화 조치가 발표됨에 따라 낙수효과와 함께 유럽계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 지난 주 코스피, 삼성 VS 비삼성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03% 오른 1995.48로 마감했다. 에버랜드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삼성그룹주들이 지속 강세였지만 중국 HSBC PM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 모멘텀에 대한 불신은 여전했다.

삼성그룹주가 상승한 반면 중소형주 소외 현상은 극에 달해 소형주(-2.41%)와 코스닥(-4.3%)은 급락했다. 지난 6일 미국 뉴욕 증시는 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대내외 환경의 우호적인 흐름으로 2000선을 뚫기 위한 노력이 재차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0.1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초단기 예금금리는 0%에서 -0.1%로 내리고, 4000억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키로 하는 등 통화 완화와 신용 확대 정책을 동시에 내놓았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는 ECB 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강하게 언급했다"며 "향후 ECB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한편 유럽계 자금의 신흥국 유입을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ECB의 기준금리 인하와 신용 확대가 실행됐던 2011년 12월~2012년 3월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6조4110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총 순매수 규모는 10조4830억 원 이었다.

김 연구원은 또 "유로존 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지는 건 이 지역이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수출 증가와 직결된다"며 "국내 수출에 있어서도 수요 확대와 함께 원화강세 기조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ECB의 이번 결정은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것"이라며 "유럽 회복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중국과 같은 신흥 아시아 국가의 수출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 ECB, 낙수효과와 자금 유입 기대

외국인 중심의 증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형주 중심의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그룹 관련주과 비삼성그룹 관련주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 차이는 지난 5월 말을 정점으로 축소되는 모습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의 전략을 짜는 것이 효율적"이라면서도 "삼성그룹주로의 외국인 쏠림 현상은 완화되고 비삼성그룹 관련 외국인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소비 회복에 대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OEM업체와 원화강세·금리하락으로 인한 음식료·배당주, 전월세 과세 수정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건설업체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