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5일 오전 11시20분
[마켓인사이트] 성기섭 교직원공제회 이사 "대체투자 비중 20%이상으로 늘리겠다"
“기계적으로 채권에 일정 부분을 투자하고, 주식도 가격 상승만을 기대하고 매매하는 관행적 투자패턴으로는 지금의 저수익구조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대체투자 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리는 등 투자 패러다임을 바꿀 생각입니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공제회 중에 맏형으로 꼽힌다. 올해 초 현재 총자산 23조원, 운용자산 16조1000억원으로 군인공제회(총자산 8조6000억원)나 지방행정공제회(5조원) 등 외형 면에서 다른 대형 공제회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 역시 최근의 저금리, 저수익 기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출을 포함한 투자 수익률은 연 4.4%로 급여율(회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인 5.15%를 크게 밑돈다. 교직원공제회가 올해 조직개편 등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기섭 교직원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롱쇼트 투자(상승기에는 주식 매수, 하락기에는 주식 대차 후 매도를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 등으로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대체투자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주식에는 올해 3500억원가량을 신규 투자할 예정이다. 전체 투자 중 주식 비중은 11.9%에서 12.6%로 늘어난다. 그는 “기업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 않아 당분간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며 “가격상승을 노리고 저평가 종목만 찾기보다는 롱쇼트 투자, 가치주 투자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를 위해 최근 주식팀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교직원공제회가 핵심 투자 담당자인 주식팀장을 밖에서 수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체투자도 크게 늘린다. 올해 1조8700억원을 이 분야에 투입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중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18.4%에서 올해 20.2%로 확대된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최근 해외투자부를 새로 꾸렸다. 대체투자 분야에서는 사모주식펀드(PEF)를 통한 주식 형태의 투자보다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사모대출이나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다.

성 이사는 “사모부채펀드와 헤지펀드, 메자닌펀드 등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특히 유럽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고 있어 ‘펀딩 갭(funding gap·자금 공백)’을 노린 대출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를 위해 최근 해외 사모부채펀드 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하반기 중 PEF 출자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 중 국내 운용사들을 상대로 3400억원 정도를 출자한다. 성 이사는 “국내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 기회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채권투자 비중은 지난해 26.3%에서 21.1%로 줄일 방침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