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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양말' 대신 '오빠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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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주얼 입는 중장년층 늘며 회색·검정 등 단색 판매 줄고
    알록달록·줄무늬·발목 등 패션양말 매출 두자릿수 급증
    '아빠 양말' 대신 '오빠 양말'
    무역회사에 다니는 박성재 부장(41)은 매일 아침 양말을 골라 신는 것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는 몇 달 전 옷장에서 검정과 회색의 밋밋한 ‘아저씨 양말’을 싹 치웠다. 대신 줄무늬와 물방울무늬, 알록달록 원색이 뒤섞인 패션양말을 가득 채워놓고 그날그날 바지와 신발에 맞춰 바꿔 신고 있다.

    '아빠 양말' 대신 '오빠 양말'
    “패션잡지를 읽다가 이탈리아 남자들이 정통 정장에 늘 화려한 양말을 신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양말에 신경 쓰기 시작하니 요즘 다른 사람들은 무슨 양말을 신었나 눈이 갑니다.”

    박 부장처럼 패션에 눈뜨는 중장년 남성이 늘면서 양말 시장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화려한 색상과 무늬를 앞세운 패션양말 매출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4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전체 남성양말 매출 중 검정, 흰색, 회색 등 단색의 비즈니스 양말 비중은 2005년 28.3%에서 올 들어 15%대로 급감했다. 대신 다양한 디자인의 캐주얼 양말 비중이 22.1%에서 38.6%로 커지면서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정헌직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는 “아저씨의 상징으로 꼽히는 발가락양말과 참숯, 황토 등을 넣은 기능성 양말도 비중이 줄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아빠 양말' 대신 '오빠 양말'
    현대백화점에서 2010년 이후 패션양말 매출은 해마다 전년 대비 12~18% 늘고 있는 반면 일반 양말은 4~5% 증가에 그치고 있다. 백화점에서 패션양말은 한 켤레에 8000원 선으로 일반 양말에 비해 3~4배 비싼데도 인기가 꾸준하다.

    조민석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비즈니스 캐주얼 열풍 이후 남성들이 양말 선택에도 갈수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바지가 몸에 꼭 맞게 타이트해졌고, 길이도 발목을 살짝 덮는 정도로 짧아지는 추세여서 양말이 ‘포인트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어는 “주로 여성용 스타킹 등을 지칭했던 레그웨어(legwear)라는 말이 이젠 남성용 양말도 포괄하는 말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값비싼 슈트나 구두, 가방 등에 비해 부담 없는 가격에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이 인기 비결이란 분석도 있다. 강봉주 삼성에버랜드 MD는 “양말은 쇼핑에 서툰 보통 남자들도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탑텐’ 같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들은 알록달록한 양말 서너 족을 묶어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값에 내놔 계절마다 수십만 켤레씩 팔고 있다. 에잇세컨즈가 올 봄·여름 출시한 남성양말은 색상만 45종에 달한다.

    해외에서도 남성양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남성양말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28억달러(약 2조8000억원)로, 남성패션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치약이나 생수 같은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양말의 수요가 급증하는 건 재밌는 현상”이라며 “새로운 스타일에 높은 가격표를 붙여 시장 확대를 노린 업체들의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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