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값 상승세…OLED 수율 나아지면 실적 '날개'
올해 상반기 디스플레이 업황은 당초 예상보다 더욱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내 LCD TV 패널 재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대형 TV 수요의 가파른 증가세가 패널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다.

LCD TV 수요에 우호적인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유는 첫째 선진국 시장 경기 회복에 의한 TV 수요 증가다. 둘째, PDP 사업 축소로 인한 LCD TV 반사 이익이다. 셋째, 브라질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더불어 초고화질(UHD) TV 시장 본격 개화에 따라 주요 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서다. 이를 반영한 2014년 LC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4.3% 증가한 2억17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계속된 LCD TV 가격 하락으로 대형 TV 수요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올해 LCD TV 패널 출하 면적이 9%가량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종 주가의 업황파악지표인 LCD TV 패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2014년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업체들이 흑자를 달성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만이 적자를 기록했다. LCD 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화질의 차이는 국내 업체 간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전세계 글로벌 1위를 놓고 다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실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LCD 초기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채택했던 기술 방식과 도입 시기 등이 항상 달랐다는 점이다. TV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시청하고 보는 각도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광시야각 특성을 가진 LCD 패널이 필요했다. 이때 LG디스플레이는 평면정렬전환(IPS) 방식을,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수직배열(VA)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두 업체의 운명을 가른 선택이었다. 결과론적으로 현 시점에서 볼 때 LG디스플레이의 기술 선택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첫째, IPS 방식은 액정 구조상 VA 방식에 비해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 정보기술(IT)기기의 발전으로 터치 기능이 대중화되자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둘째, LG디스플레이는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보다 8년 먼저 도입한 구리 배선 공정은 생산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차이는 현재 두 업체 간의 경쟁력과 LCD TV 부문 수익성 차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체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8% 수준의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LCD TV 부문에서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12년 전체 시장에서 약 24%를 차지했던 시장점유율이 2013년에 20%까지 하락하면서 LCD 부문 수익성이 점차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국내 업체 간의 디스플레이 기술 선택은 OLED TV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LG디스플레이의 기술 선택은 달랐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라인 전환 투자로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Oxide TFT)를 화이트유기발광다이오드(WOLED) 방식과 결합함으로써 투자비를 최소화했다. 고정비 축소에 따른 생산원가 경쟁력이 높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 활성화를 위해 LG전자와 중국 TV 세트 업체 등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TV 생산과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최고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저온폴리실리콘 박막트랜지스터(LTPS TFT) 기반의 RGB 기술 방식을 채택했지만 생산 원가가 높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관건은 수율이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현재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생산 수율은 약 70%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장에서 현재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OLED TV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수율을 90% 수준까지 개선시킬 경우 초기 OLED TV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충분한 수율을 확보하기 못한다면 투자 비용 증가로 인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LCD TV 성장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최근 LG디스플레이의 공격적인 행보가 향후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 평면정렬전환(IPS)방식

수평 방향의 액정 입자를 옆으로 회전시키며 화면을 표시한다. 색상 표현력이 높고 다양한 각도에서 보더라도 화면 왜곡이 적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 액정수직배열(VA)방식

수직을 향하고 있는 액정 입자가 수평 방향으로 전환되며 화면을 표시한다. 응답 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구분하는 명암비가 우수하다.

정원석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wschung@hi-i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