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매매기법(전산 프로그램을 통한 자동주문 매매 방식)을 활용해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미국계 초단타 매매 전문업체 A사와 소속 트레이더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알고리즘 기법을 이용한 파생상품 시세조종 혐의가 국내에서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8일 제10차 정례회의를 열고 8개 종목에 대해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로 A사와 소속 트레이더 4명 등 모두 2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A사 소속 트레이더들은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이 개인투자자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는 점을 노리고 2012년 1월 진입했다. 거래량이 적은 만큼 A사 소속 트레이더들이 초당 수백 차례 주문을 낼 수 있는 알고리즘 기법을 활용하면 시세를 움직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활용해 2012년 말까지 코스피200 선물 4종목 382만8127계약을 사고팔면서 가장매매(매도·매수 주문을 함께 내는 거짓 매매) 등의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해 14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A사는 현재 미국 사법기관 및 감독기관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조사를 받고 있다.

증선위는 또 동아원과 동아원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의 주식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기 위해 중간책(브로커) 등을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동아원의 전 대표이사인 이모씨와 동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동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