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8 '찜'한 이재용…삼성SDI 배터리 탑재한 전기 스포츠카 사전계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BMW i8의 오너가 된다. i8은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BMW의 최고급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로 국내엔 올해 단 10대만 판매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독일 보쉬와의 배터리 합작이 깨지자 BMW로 직접 찾아가 납품을 성사시킨 인연이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BMW가 국내에 들여오는 BMW i8 10대 가운데 한 대를 이 부회장이 사전 계약했다. BMW X6를 보유하는 등 원래 BMW 마니아인 이 부회장은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 i8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미래 사업의 하나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및 카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LED 헤드램프(삼성전자)를 개발해왔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랑용 디스플레이, 삼성전기는 전기차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모터 제일모직은 경량화 소재 등을 연구해왔다. 이 중 핵심 사업이 삼성SDI의 배터리다.
BMW i8
BMW i8
삼성은 2008년 BMW의 1차 협력사인 보쉬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세워 BMW 납품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1년 보쉬가 자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면서 합작이 깨졌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이 부회장은 2012년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를 제쳐두고 독일로 달려가 BMW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회장과 만났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시제품을 함께 몰며 라이트호퍼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은 BMW가 내놓은 i3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삼성SDI의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i8은 i시리즈의 가장 최고급 차종이다. 업계 관계자는 “i8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각국 물량 배정이 끝나 이 부회장 외에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여러 재계 인사가 구입을 원했으나 구매하지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8의 국내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13만5700달러(약 1억3890만원), 독일 12만6000유로(약 1억7942만원), 영국 9만9125파운드(약 1억7204만원)인 점 등을 고려하면 1억원 후반대로 예상된다.

김현석/최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