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이슈] 연세스타피부과 '핀홀법', 울퉁불퉁 화상 흉터 싹~…레이저 치료 길 열렸다
울퉁불퉁한 화상 흉터를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튀어나온 흉터를 레이저로 절개해 뭉친 것을 풀어주고, 이산화탄소레이저를 쏘아 새 살이 차오르게 하는 원리다.

연세스타피부과 의료진(김영구 강진문 이상주 정원순)은 중앙대 의대 피부과 교수진(여인권 김범준 박규영)과 함께 ‘핀홀법(pinhole method)-레이저시전(laser-cision) 병행치료’ 효과를 발표했다. 뭉치고 울퉁불퉁한 화상 흉터 환자 9명에게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핀홀법을 4주 이상 간격으로 5~6회, 레이저시전은 1년 이상 간격으로 1~3회 시술했다.

그 결과 6명은 흉터가 51~75%, 2명은 25~50% 개선됐다. 1명은 75% 이상 개선돼 완치 수준의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영구적으로 색소가 변하거나 피부가 헐고 출혈이 생기는 부작용, 감염과 같은 합병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후 나타난 홍반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핀홀법은 탄산가스레이저를 피부 진피층에 쏴 미세한 구멍(핀홀)을 뚫어주면서 딱딱하게 뭉친 섬유조직을 끊는 시술이다. 진피층의 70%는 콜라겐이라는 섬유성 단백질이다. 콜라겐은 피부를 지지하는 철근 역할을 하는데 화상을 입으면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만들어지면서 뭉치고 딱딱해진다.

그러면 피부에 있어야 할 정상 조직인 땀샘·모낭·혈관이 재생되지 않고 피부에 흉터가 남는다. 핀홀법으로 뭉쳐 있던 진피층 내 콜라겐이 유연해지면 피부 표피의 울퉁불퉁한 흉터가 얇아진다. 피부 두께가 일정해지면서 탄력도 회복된다. 하얗게 변한 흉터 부위의 색도 연핑크색으로 돌아온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생성되고, 미세하게 뚫은 구멍은 모공과 비슷해진다.

레이저시전은 레이저(laser)와 인시전(incision)을 합성한 용어로 레이저를 이용해 수술용 칼처럼 뭉친 흉터를 절개하는 방법이다. 출혈이 적고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다.

그간 심한 화상 흉터 치료는 피부 이식이나 조직확장법·흉터성형·레이저박피·외과적 수술 등으로 치료했다. 그렇지만 크고 뭉침이 심한 흉터에는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강진문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핀홀-레이저시전 병행치료는 흉터가 넓고 뭉침이 심해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며 “뭉침이 심한 병변은 움직일 때 불편함이 있는데 이 점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지난달 미국 레이저의학회지에 발표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