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빅데이터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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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 빅데이터 분석
부작용 없게 대책 마련해야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부작용 없게 대책 마련해야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지방에서 서울로 향할 때 일이다. ‘중부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걱정하며 빠른 길안내 앱을 켰다. 평소 길과 달리 돌아가란다. 잠시 고민하다 추천한 경로대로 차를 몰았다. 역시 원래 가려던 고속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굽은 길일망정 창을 열고 5월 신록을 만끽하며 달렸다.
빠른 길안내 앱은 정말 족집게인 것 같다. 사실 이런 족집게 정보 이면에는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을 위해 전국을 누비는 프루브(probe)카 5만여대가 있다. 프루브카가 없는 구간은 과거 이력을 기반으로 한 패턴화 기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활용의 실제 사례다.
빅데이터는 용량이 크고, 음성·동영상·이미지·텍스트 등 형태가 다양하며, 실시간으로 빠르게 증가한다. 해마다 2~3배 증가하는 추세라니 실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유전정보를 파악하면 환자가 취약한 질병에 대해 알 수 있고, 또 환자 치료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비자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해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색출해낼 수도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받는 내내 개인행동 궤적, 의료정보, 구매내역 등에 대한 공유 또는 분석은 사생활 침해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바이오매틱스의 한 분야인 유전자분석의 경우를 보자. DNA, RNA 등 개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질병을 사전에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년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가 해마다 받는 건강검진이다.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은 안 그래도 좌불안석이다. 만약 유전자검사를 하고 취약한 질병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자.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고 단지 발병 가능성만 있다고 예측해버리면, 이건 평생 마음고생이다. 그야말로 아는 게 병인 꼴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시도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상자 안에서는 희망 외에 질병, 시기, 질투 등 부정적인 것도 쏟아져나오니 말이다. 다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것이 잃을 것보다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대로 정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와 대책이 필요하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빠른 길안내 앱은 정말 족집게인 것 같다. 사실 이런 족집게 정보 이면에는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을 위해 전국을 누비는 프루브(probe)카 5만여대가 있다. 프루브카가 없는 구간은 과거 이력을 기반으로 한 패턴화 기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활용의 실제 사례다.
빅데이터는 용량이 크고, 음성·동영상·이미지·텍스트 등 형태가 다양하며, 실시간으로 빠르게 증가한다. 해마다 2~3배 증가하는 추세라니 실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유전정보를 파악하면 환자가 취약한 질병에 대해 알 수 있고, 또 환자 치료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비자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해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색출해낼 수도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받는 내내 개인행동 궤적, 의료정보, 구매내역 등에 대한 공유 또는 분석은 사생활 침해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바이오매틱스의 한 분야인 유전자분석의 경우를 보자. DNA, RNA 등 개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질병을 사전에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년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가 해마다 받는 건강검진이다.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은 안 그래도 좌불안석이다. 만약 유전자검사를 하고 취약한 질병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자.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고 단지 발병 가능성만 있다고 예측해버리면, 이건 평생 마음고생이다. 그야말로 아는 게 병인 꼴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시도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상자 안에서는 희망 외에 질병, 시기, 질투 등 부정적인 것도 쏟아져나오니 말이다. 다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것이 잃을 것보다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대로 정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와 대책이 필요하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