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에잇세컨즈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들이 해외 SPA 브랜드를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스파오·미쏘,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가 해외 브랜드의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계 구도가 바뀌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까지 SPA의 빅3는 유니클로, 자라, H&M 순으로 모두 외국계 브랜드였으나 지난해 스파오가 H&M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H&M은 에잇세컨즈에도 밀려 5위로 추락했다.

외국계 SPA는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일본계 SPA인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6949억원으로 전년보다 37.5% 늘었다. 스페인계인 자라의 매출은 11.5% 늘어난 2273억원, 스웨덴계인 H&M의 매출은 36.3% 증가한 1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니클로·자라 우리가 따라잡는다"…토종 SPA 브랜드 '3총사'의 진격
하지만 토종 SPA들은 이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스파오는 지난해 전국 40개 매장에서 전년 대비 40% 성장한 14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출범 첫해인 2009년 100억원에서 4년 만에 매출이 14배 증가했다. 에잇세컨즈는 출범 첫해인 2012년 600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296억원으로 끌어올리며 2배 이상 성장했다. 미쏘의 매출도 지난해 42.9% 늘어난 1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국내 브랜드들이 향후 1~2년 내 자라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스파오와 에잇세컨즈의 매출 목표는 각각 2000억원과 1950억원으로 자라의 지난해 매출에 근접해 있다.

"유니클로·자라 우리가 따라잡는다"…토종 SPA 브랜드 '3총사'의 진격
토종 SPA는 국내 소비자의 체형과 감성에 맞는 디자인과 마케팅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스파오는 해외 SPA 브랜드보다 10~20% 저렴한 가격과 함께 젊고 발랄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대표 상품인 패딩 조끼는 지난해 30만개 팔렸다. 지난 3월에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에서 8년간 대표를 지낸 안성수 씨를 스파오 부문장으로 영입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디자인을 고급화한 것이 주효했다. 3월 출시한 이너웨어 ‘원더아이스’는 12가지 스타일을 33가지 색상으로 선보인 데다 착용감도 좋아 일부 라인은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모바일 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점도 에잇세컨즈의 강점이다. 2012년 오픈한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뿐 아니라 11번가, CJ몰 등과 다양하게 사업을 추진한 덕에 지난해 모바일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53% 신장했다.

에잇세컨즈는 오픈마켓인 11번가가 4월 한 달 동안 국내외 20여개 SPA 브랜드의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점유율 30%를 차지해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