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봉 '엑스맨: 데이즈…', 살인로봇과 돌연변이의 한판 승부
천재 과학자 트라스크가 개발한 살인로봇 센티넬의 공격으로 돌연변이들은 전멸 위기에 봉착한다. 돌연변이 지도자 프로페서 X(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이안 멕캘런)는 울버린(휴 잭맨)을 1970년대로 보내 보통 사람들이 센티넬을 대량생산하려는 계획을 포기하도록 시도한다. 과거로 돌아간 울버린은 돌연변이들을 규합해 고무인간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이 트라스크를 암살하지 못하도록 힘쓴다. 미스틱이 트라스크를 죽이지 않는다면 인간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구태여 센티넬 생산을 본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심산에서다.

22일 개봉하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무려 2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만든 7번째 시리즈다. 6번째 작품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 1960년대 쿠바의 미사일 위기를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를 다뤄 역대 시리즈 중 최고란 평가를 얻은 뒤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플롯을 짰다.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시간여행을 통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트라스크 암살을 저지한다면 살인로봇을 대량생산하지 않을 것이란, 즉 선(善)으로 대하면 선(善)으로 돌아온다는 보편적 진리를 주제로 담아낸다.

전개 과정에는 전편처럼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허구를 교묘하게 섞어 흥미를 배가시켰다. 가령 과거 시점의 매그니토는 놀랍게도 케네디 대통령 암살자로 감금돼 있다.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케네디 암살 사건의 주범에 ‘돌연변이설(?)’을 추가한 셈이다. ‘에릭’(마이클 파스벤더)으로 불리는 과거의 매그니토에게 미래의 지도자다운 면모를 찾기는 어렵다.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 ‘찰스’(제임스 맥어보이)라고 불리는 과거의 프로페서 X도 한낱 비뚤어진 젊은이에 지나지 않는다. 좌절감으로 술에 절어 방황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캐릭터들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니라 선악을 한몸에 지녔다. 입체적으로 그려진 것이다.

영화는 또한 우리에게 소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돌연변이는 개별적으로는 보통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주류 세력이 잘못된 편견으로 탄압하는 정책을 펴기 때문에 절멸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