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은 즐겁다
014프로야구가 역대 최다 관중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약 3분의 1을 소화한 가운데 지난 19일(170경기) 기준으로 프로야구 관중은 218만4910명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라면 한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한 2012년 715만명을 넘어 734만명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KT위즈(수원)가 1군 무대에 서면서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되면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 시대를 넘어 ‘1000만 관중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야구가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한 순위싸움·따뜻한 날씨 호재

[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은 즐겁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은 644만명으로 715만명을 기록했던 2012년보다 9.9% 줄었다. 류현진(27·LA 다저스)의 미국 진출로 팬들의 눈이 메이저리그에 쏠린 데다 인기팀 롯데와 KIA의 성적 부진이 겹친 탓이다. 하지만 2014 프로야구는 역대 3위인 8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잡은 올 시즌 목표 관중 701만9680명(경기당 1만2187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관중이 늘어난 것은 여러 흥행요인이 겹친 덕분으로 분석된다. 우선 하위권에 머물렀던 넥센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넥센의 관중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라이온즈 경기를 찾는 관중도 ‘창용불패’ 임창용 선수의 복귀로 꾸준히 늘고 있다.

[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은 즐겁다
날씨도 도왔다. 쌀쌀했던 지난해와 달리 4~5월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다. 새 구장 효과도 컸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개장한 KIA타이거즈와 대전 구장을 개보수한 한화 이글스의 관중은 지난해 대비 각각 53%와 27% 증가했다. KBO의 바뀐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기존 2명에서 3명)으로 9개 구단이 외국인 거포들을 영입해 시원한 홈런쇼를 벌인 것도 긍정적 요소다.

구단별로는 서울을 연고지로 둔 LG 트윈스가 20경기에서 37만8317명을 불러모으며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같은 서울 연고팀인 두산이 18경기에서 33만7570명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평균 관객도 LG가 1만8916명, 두산이 1만8754명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최고 인기팀 가운데 하나인 롯데 자이언츠(17경기 24만6564명, 평균 1만4504명)는 2013시즌 같은 기간보다 2% 늘었다.

자동차·보험·주류 등 마케팅 활발

[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은 즐겁다
프로야구가 흥행조짐을 보이자 기업들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선수 유니폼 광고 시장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모기업 계열사 중심의 광고가 대부분이었던 유니폼에 최근 외부 기업의 광고가 부쩍 늘어났다. 최근 몇 년간 두산, KIA, 롯데는 유니폼 광고를 외부에 개방해 KB국민카드, 대화제약(두산), 금호타이어(KIA), 넥슨(롯데) 등을 유치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가 KBO와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차량을 지원한다. 기아자동차 올스타전 MVP(K5), 페넌트레이스 MVP(K7), 한국시리즈 MVP(쏘렌토 후속)에게 각각 기아자동차를 증정하는 등 KBO와 함께 프로야구를 통한 다양한 연계 마케팅 활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출범 이후 4년 연속 프로야구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도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등과 함께 프로야구 마케팅을 펼친다.

[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은 즐겁다
보험사들도 야구장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 7곳의 보험사가 야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구단별로 기아타이거즈(현대해상), 넥센히어로즈(현대해상, 메트라이프생명, 우리아비바생명), 삼성라이온즈(삼성생명, 삼성화재), 롯데자이언츠(롯데손해보험), 한화이글스(한화생명) 등이다.

주류업계도 프로야구 마케팅에 열성적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야구장 독점 판매권을 놓고 양보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잠실·사직·광주구장에 이어 올해는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구장과 계약을 맺고 카스 맥주를 독점 판매한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문학·대전·대구구장에서 하이트 맥주를 팔고 있다. 다만 목동구장에서는 오비맥주의 경우 생맥주를, 하이트진로는 캔맥주를 각각 판매하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