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장 수술로 입원한 지난 9일 이후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이 22조원가량 늘었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17개 상장 계열사의 시총은 305조7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열흘여 전보다 7.8% 늘어났다.

주가가 10% 가까이 오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시총이 급격히 늘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9일 133만5000원에서 20일 145만1000원으로 8.7% 올랐다. 같은 기간 시총은 196조6450억원에서 213조7310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시총은 2조4000억원, 삼성물산도 7500억원 증가했다.

시총 증가율로는 크레듀(29%)가 가장 돋보였다. 삼성증권(12.25%)과 삼성엔지니어링(10.84%)의 시총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17개사 중 이 기간 시총이 줄어든 회사는 삼성테크윈삼성전기 두 곳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유악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고 배당 성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그룹주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88포인트(0.19%) 내린 2011.26으로 마감했다. 기관은 23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66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6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