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신(新)경영 전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증권가(街)는 "주식을 담아두기에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향후 3년간의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철강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돈을 더 벌고, 높은 성장이 가능한 사업 위주로 투자를 집중해 돈을 아끼고, 자산 매각과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돈을 더 마련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게 골자다.

포스코는 2016년까지 연결 영업이익을 5조원으로 늘리고, 잉여현금흐름(FCF)을 –3조1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인 숫자도 제시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도 4.8배에서 3배로 낮추기로 했다. 국제 신용등급도 '‘A' 등급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과거 양적 확장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만성적인 공급과잉과 수요둔화에 따른 철강산업의 저마진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이러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황이 올해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잘하고 있는 것(철강)과 잘 할 수 있는 것(신성장사업)을 강화하면 업황 회복 속도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계열사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관련해 언급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재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았던 자회사 구조조정(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엠텍 매각 및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IPO, 동부인천스틸 인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향후 진행될 자회사 구조조정이 포스코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향후 진행될 자회사 구조조정을 통해 유입될 현금은 차입금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차입금 축소를 통한 이자비용 감소는 주당순이익(EPS) 증가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이번 중기 전략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지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주가치 개선을 위한 투자비, 차입금 축소 및 자회사 구조조정이 기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지금이 매수 적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