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9년 '무명' 설움 딛고…김승혁, 감격의 생애 첫 승
김승혁(28·사진)이 국내 남자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데뷔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혁은 18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 이태희(30·러시앤캐시)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 우승상금 2억원을 받아 시즌 상금이 2억1150만원으로 늘면서 박준원(2억2160만원)에 이어 상금 랭킹 2위를 차지했다.

2005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승혁은 2011년 NH농협오픈과 2013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게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김승혁은 우승 뒤 “여자 친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는 KLPGA투어에서 화려한 패션으로 인기가 높은 양수진(23)이다. 김승혁과 양수진은 지난 겨울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사랑이 싹텄다. 김승혁은 “같이 연습을 하다보면 도움이 된다”며 “자주는 못하지만 가끔 라운드하며 서로 많이 봐준다. 이번 대회에서도 떨지 말고 다른 거 보지말고 잘 치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열애설을 확인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갈렸다. 이태희가 10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김승혁은 홀 2.5m에 두 번째 샷을 떨어뜨렸고, 버디 퍼트까지 깔끔하게 성공했다. 김경태의 약 5m짜리 버디 퍼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한 김승혁은 전반에 1타를 잃어 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낸 김경태를 뒤쫓는 처지였다. 그러나 김경태가 11번홀(파4) 보기를 써낸 사이 김승혁은 버디를 잡아 동타를 이뤘다. 이태희와 데이비드 브랜스던(호주)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권 혼전이 시작됐다.

후반 들어 11~12번홀 보기로 흔들리던 김경태는 13~14번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이태희, 16번홀(파5)에서 김승혁이 각각 버디에 성공했지만 김경태는 16번홀(파4) 보기에 그치면서 순식간에 선두가 이태희와 김승혁으로 바뀌었다. 위기에 빠진 김경태는 17번홀(파3)에서 먼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브랜스던은 합계 9언더파 단독 4위에 올랐고 최경주(44·SK텔레콤)는 4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로 5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