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매진되는 열차 표…오송역發 KTX 5:50의 비밀
서울에 근무하는 A공기업의 김 부장은 세종시 출장이 잦다. 정부 부처와의 협의나 보고를 위해 1주일에 2~3회 KTX를 타고 세종시를 왕복한다. 업무를 마치고 서울로 출발하는 시간은 대략 오후 5~6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송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 오후 5시50분 오송역을 출발하는 열차를 타는 게 최선이지만 몇 달 새 한번도 타본 적이 없다. 해당 열차의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는 공무원이나 민원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열차 시간대가 있다. 바로 오후 5시50분 오송역을 출발하는 KTX다. 하지만 이 열차는 매일 오전 중에, 심지어는 전날 저녁부터 특실, 일반실 할 것 없이 매진이다.

민원인들이 이 열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세종시에서 오후 4~5시께 업무 처리를 마치고 오송역으로 이동하면 대기시간 없이 곧바로 기차를 탈 수 있고, 서울 도착시간이 6시34분이어서 저녁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는 ‘황금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열차를 놓치면 다음 KTX는 6시28분 열차다.

민원인들 수요와 함께 탄력근무를 하는 일부 공무원도 이 열차를 선호하는 까닭에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오송역 출발 412열차.

하지만 이 열차가 조기 매진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열차는 경부선이 아닌 진주에서 출발하는 경전선 KTX로 932석의 일반 KTX가 아닌 363석의 KTX-산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전선은 하루 운행 횟수가 10편밖에 안 된다.

이렇다 보니 해당 KTX는 평일 평균 탑승률이 95% 안팎으로 오송역에서 탈 수 있는 자리가 애초부터 거의 없는 셈이다.

최근 오송역에서 만난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코레일에서도 해당 열차만 매진되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열차 스케줄을 조정해 좌석 수를 좀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