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말 뿐인 고졸 채용…고용률 10년째 내리막
지난 10년 사이에 고졸 취업 성적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나서 ‘고졸 취업’을 장려했지만, 한때 반짝했을 뿐 하락세는 여전했다. 고3 졸업생의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취업 재수생·삼수생 등 고졸 전체의 고용률은 떨어졌다.

한국경제신문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전문 월간지 ‘하이틴 잡앤조이 1618’은 5월호에서 이런 현상을 집중 보도했다. ‘1618’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왜 청년층 고용률은 하락했는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세 고졸자 고용률은 지난 10년 새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성별로 보면 고졸 남성의 고용률은 2003년 71.7%에서 2013년 61.1%로 지난 10년간 10.6%포인트 하락했다. 2007년 66.5%에서 2008년 70.8%로 반짝 상승한 이후 5년째 미끄럼을 탄 것이다.같은 기간에 고졸 여성은 65.2%에서 54.7%로 10.5%포인트 낮아졌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고졸 취업을 장려하기 시작한 직후인 2009년부터 고졸 고용률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고3 졸업생의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기존 고교 졸업생의 취업난이 가중된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08년부터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을 내세워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는 ‘고졸 취업 시대’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고3 취업률’(한국교육개발원의 ‘전국 시·도별 고졸 취업률’)은 2008년 19%에서 2012년 37.5%로 4년 새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는 대기업·공기업·금융권에서 고졸 채용을 확대하고, 고졸 채용을 하지 않던 기업에서도 신규로 고졸자를 채용하는 등 고졸 채용 시장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고교 3년 동안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고졸 취업 재수생·삼수생은 대부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원의 한 특성화고 취업담당부장은 “재학생 때는 학교의 취업률 때문이라도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취업을 알선하지만 졸업 후에는 취업하지 못한 아이들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며 “재학 기간 동안 취업을 하지 못한 아이들 대부분이 취업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에 졸업 후 유흥가나 서비스업으로 취직해 입·퇴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도 “취업하지 못한 고졸자들 대부분이 홀로 취업을 준비하거나 고용지원센터에서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센터에는 40~50대 중·장년층의 취업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어 20대 청년 구직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강홍민 한경매거진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