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맛집 찾는데 왜 '남친 족발' 검색?…빅데이터 시대 정보찾기, 검색엔진 두개 이상 써야 효과적
평소에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한 곳만 쓰는 최한길 대리. 그는 부서 회식 장소를 예약하기 위해 PC로 검색을 시작했다. 상호를 입력한 뒤 결과를 보니 식당은 서울 강북에 있었다. 회사가 강남 쪽이라 부서원 전체가 이동해야 하는 상황. 이때 신입사원 나검색 씨가 나섰다. 평소 두 군데 이상의 포털에서 검색하는 게 습관화된 나씨는 최 대리가 검색하지 않은 다른 포털에서 같은 식당의 강남점을 찾아냈다. 나씨 덕분에 회사 근처에서 같은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각각의 포털에서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모두 같은 결과를 보여줄까. 답은 ‘아니오’다. 포털업체들은 자신들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특정 콘텐츠에 대해 특별히 데이터베이스(DB)를 강화하기도 한다. 예컨대 지도 서비스는 A업체가, 식당 정보는 B업체가 더 많은 DB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최소한 두 개 이상의 검색엔진을 써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진화하는 ‘검색하는 인간’

검색은 인터넷 이용자의 ‘생필품’과 같은 존재다. 월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93.4%(3월 코리안클릭 기준)에 이른다. ‘검색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서치엔스’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초기적인 검색만 하는 ‘검색 원숭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 개 이상의 포털을 이용하는 ‘듀얼 검색’이 생활화돼야 한다는 것. 실제로 네이버 다음 구글 등 각각의 포털을 섞어 쓸 때 원하는 정보를 더 빨리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각의 포털업체는 각기 강점도 다르다. 예컨대 네이버는 외부 업체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 DB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식백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다음은 두 단어 이상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정보를 주는 ‘인스턴트 앤서’(가칭)라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예를 들어 ‘치아 개수’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맨 위에 ‘32개, 28개(사랑니 제외)’라는 결과를 보여주는 식이다. 구글은 방대한 데이터와 ‘순간 검색’(구글 인스턴트) 서비스를 자랑하고 있다.

◆사용자 심리 파악하는 검색엔진

검색엔진의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해 정보를 찾아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과연 어떤 의도로 그 단어를 검색했을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례로 검색창에 ‘학점계산기’를 치면 그 사람은 계산하는 도구를 원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의 경우 곧바로 계산 도구가 나오는 반면 다음은 관련 사이트와 문서들만 나온다. 반대로 ‘대만 5월 날씨’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실제 날씨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에서는 맨 위에 대만의 5월 온도와 강수량이 나오는 반면 네이버에서는 관련 웹페이지 등만 나올 뿐이다.

◆‘빅 데이터’와 결합하는 미래 검색

적절한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맛있는 족발집을 찾으려면 ‘족발 맛집’보다는 ‘남친 족발’이란 검색어가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족발 맛집’의 검색 결과는 광고 사이트들이 넘쳐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남친 족발’은 남자친구와 함께 먹은 족발을 소개한 글이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미래에는 ‘빅 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인터넷 사용자들의 과거 검색어와 방문 사이트 등을 분석해 미리 검색어를 예상해 보여주는 서비스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김상균 다음 검색기획본부장은 “검색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파워’이고, 이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느냐 아니냐도 갈릴 것”이라며 “대화·질문형 검색, 음성 검색 등의 기술도 갈수록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