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을 찾는 해외 주요 인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직원들이 신형 제네시스의 최종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을 찾는 해외 주요 인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직원들이 신형 제네시스의 최종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울산시 북구 염포로에 있는 현대자동차 5공장.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생산하는 이곳이 해외 주요 인사의 탐방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네시스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싶다”거나 “한국에서 가장 좋은 차 공장에 가보자”는 요청이 빗발치자 현대차는 작년 4월 이곳을 외부에 전격 공개했다. 준중형차인 아반떼 생산라인으로 그동안 현대차의 대표 견학 코스였던 울산 3공장보다 찾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한국 다음으로 제네시스가 많이 팔리는 미국에서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5월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미국 도로교통안전청장을 비롯해 미국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주 정부 관료들이 연이어 다녀갔다.

개발도상국의 국빈급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세계 5위 완성차 업체로 단숨에 성장한 현대차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파푸아뉴기니 출신인 데이비드 청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과 페루 의회 의장, 미얀마 및 케냐 하원 의장 등이 5공장을 둘러봤다. 안내 업무를 맡고 있는 김수현 현대차 차장은 “보안상 공개할 수 없지만 이곳을 왔다 간 해외 고위급 인사는 훨씬 더 많다”고 귀띔했다.

현대차 임직원들은 5공장이 글로벌 탐방 코스로 자리잡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5공장에 있는 51라인은 현대차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51라인은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이 1991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4륜 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갤로퍼를 만든 곳이다. 갤로퍼는 출시 1년 만인 1992년 국내 4륜차 시장의 52%를 차지했다. 당시 현대정공 사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었다. 완성차 기업의 수장으로서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을 처음 보여준 장소가 51라인이라는 얘기다.

현대차는 2007년 9월 이곳을 대형 세단 전용 공장으로 바꿨다. 그해 12월 제네시스를 양산했고 2009년부터 에쿠스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차량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차량에 비가 새는지 확인하는 ‘샤워 구간’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작은 빗방울 하나도 스며들 수 없게 가랑비 테스트 구간을 만들었다. 신형 제네시스를 만들면서 ‘폭우 구간’ 길이도 6m에서 15m 이상으로 늘렸다. 김광철 5공장 품질관리부장은 “누수 여부를 보는 라인의 길이를 기존에 15m에서 31m로 늘려 빗방울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누수 외에 다른 문제를 빨리 시정하기 위해 100여명의 현장 반장 이상급 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하고 있다. 보안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0번째 있는 차량의 사이드 미러 색깔이 다른 차와 다르다”거나 “차량 문을 보조하는 플라스틱 발판이 장착되지 않았다”는 등의 대화를 수시로 주고받는다.

예전에 내선전화나 무전기를 쓸 때는 1 대 1 대화밖에 하지 못해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 더뎠지만 한꺼번에 대화가 이뤄지면서 문제 해결 속도가 수십배 빨라졌다는 게 김 부장의 설명이다. 전용석 현대차 울산 5공장장(상무)은 “제네시스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