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美유턴·소비 회복…"투자 늘릴 것"
미국 기업 경영진이 경제에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꺼리던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국 재계 관계자들은 2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비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켄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미국 소비와 제조업 경기가 확연히 개선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짐 모팻 회장은 “요즘 미국 기업인들의 최대 이슈는 성장”이라고 말했다. 에릭 슈피겔 지멘스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발전소, 제조설비, 병원, 대형 상업용 건물 등 지멘스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주문이 작년 이맘때보다 20% 늘었다”며 “올해 상반기가 기업 투자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피겔 CEO는 특히 “중국 등과의 인건비 격차 축소, 셰일가스 혁명 등으로 미국의 제조 비용이 줄어들면서 해외로 나갔던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슈피겔 CEO는 이어 “제조설비가 들어서면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투자도 뒤따른다”며 “이는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빌 사이먼 월마트 미국담당 CEO는 “작년에는 시퀘스터(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급여세 감면 혜택 종료 등 재정긴축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소비 시장의 회복력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새라 퀸란 마스타카드 어드바이저 수석부사장은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보석류 등 럭셔리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비행기 티켓 판매도 1년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그는 “비행기 여행자는 자동차 여행자에 비해 여행지에서 두 배 이상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업계도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형 사모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조수아 해리스 공동창업자는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에너지 부문은 계속 탄탄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미국 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2.7%, 내년에는 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LA=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