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현재 맡은 일은 완벽히 해내고 있나?…'왕관' 쓸 힘부터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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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멘토'와의 대화 김소은 한국MSD 상무
열정 갖고 최선 다하면 여기저기서 기회의 문 열려
실패 경험이 토익 900보다 낫다…스펙은 채용때 안봐
직장 위해 출산 늦추지 말아야…젊어진다면 애 더 낳을 것
열정 갖고 최선 다하면 여기저기서 기회의 문 열려
실패 경험이 토익 900보다 낫다…스펙은 채용때 안봐
직장 위해 출산 늦추지 말아야…젊어진다면 애 더 낳을 것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매니저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풀린다.” “회사 변혁의 시발점이 내가 될 수 있다.” “열정을 갖고 현재에 집중하면 기회의 문은 여기저기서 열린다.”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MSD에서 평범한 여성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별을 단 김소은 상무가 후배 신입사원들에게 들려준 얘기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신입사원들은 받아적기에 바빴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핵심 노하우를 선배가 가르쳐주고, 후배들은 이를 통해 ‘직장의 전설’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우리 회사 전설과의 대화’다.
이날 대화에는 한국MSD 인턴을 거쳐 정식 사원이 된 임수연(26·의학학술부), 박지윤(28·영업), 김난아(25·영업) 씨 등 세 명이 참여했다. 김 상무가 후배들에게 들려준 ‘직장생활 ABC’를 소개한다.
△김난아=‘직장인들의 소망’인 임원을 신입 때부터 꿈꿨나.
△김소은 상무=나도 신입 시절 상무님께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분이 ‘자리 때문에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현재 자리를 단단히 다지다 보니 이 자리에 올라 올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감동받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입사했다. 취업 자체가 힘든 시기였기에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했다. 회사는 현재 하는 일을 보고 다음 기회를 준다.
△임수연=직장생활 중 힘들 때도 있었을 텐데.
△김 상무=입사 3년차 때 회사를 그만두려 했다. 팀미팅 때도 소외되고,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때 서점에서 책 한 권을 보게 됐다. 내용은 ‘입장을 달리해서 보라’는 것이었다. 이후 매니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봤더니 그분이 이해가 됐다. 상대를 이해하게 되니 대화가 됐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풀린다. ≪뛰어난 사원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내 인생의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김난아=지금껏 최고의 선택이 있다면.
△김 상무=2002년 말 MSE(마케팅영업 엑설런스)부 제안을 받았을 때였다. 처음엔 상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돌아오는 길에 ‘회사 내 딱 하나밖에 없는 잡인데, 힘들다고 지금 놓치면 다시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서 업무가 오히려 지금까지 몰랐던 내 장점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5년간 그 일을 하면서 4개 사업부서를 확장하기까지 했다. 그때 지하철에서 ‘그 일을 해야 겠다’는 다짐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박지윤=직장인에게 필요한 마인드가 있다면.
△김 상무=경계를 두지 않는 ‘바운드리스 리더십(boundless leadership)’이다. 내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팀의 협조를 구하고 협력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 하나는 내가 삶의 모토로 삼은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다. 내가 열심히 하고 헌신해 가치를 창출하면 결국에는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받다는 믿음이다. ‘내가 열심히 일했는데 이 정도밖에…’ 이런 생각은 불행의 씨앗이다. 직장 내 적절한 현금 보상, 승진이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데 틈을 메워주려는 노력, 거기서 영향력이 커지고 리더십이 탄탄해진다.
△임수연=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김 상무=스스로의 영향력을 과소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신입이라고 회의 때 가만있어야 하고,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발점이 내가 될 수 있다. 충분한 고민 끝에 악의 없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땐 망설이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셀프 리더십’이다.
△박지윤=직장에서 성공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늦추는 사람이 많다.
△김 상무=가정과 일, 어느 한쪽도 포기해선 안 된다. 일로 지칠 때면 가정에서 쉼과 회복을 얻고, 골치 아픈 가정문제가 있을 땐 일하면서 잊을 수 있다. 다만 배우자를 선택할 땐 서로의 커리어를 존중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콩죽과 콩밥’ 이론이 있다. 서로가 아무리 좋은 맛을 내더라도 콩인지 죽인지 구분이 안 되는 ‘콩죽’은 안 좋다. 결혼은 콩밥과 같다. 각각의 영역이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콩밥’ 같은 부부관계가 돼야 한다.
△임수연=콩밥이 되려면 우선순위가 중요할 것 같은데.
△김 상무=20년간 직장생활하면서 가족을 항상 우선순위에 뒀다. 주중 식구들과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절대적인 시간은 부족해도 퀄러티는 높이려 했다. 늦은 퇴근 후에도 책을 읽어준다든지 주말에는 애들과 함께 보내려 했다. 6학년 딸이 그런다. ‘만일 회사에 가게 된다면 MSD에 가고 싶다’고. 그 말을 들으니 나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윤=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두렵지 않았나.
△김 상무=첫째 애 낳고 집에 있으니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3개월 뒤 출근하니 놀랍게도 언제 공백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일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의욕이 있다면 공백은 문제가 안된다. 물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누구나 그렇듯 힘들 땐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게 보일 수 있다. 그때는 주변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 지혜를 얻는 게 필요하다. 사실 지금 20대로 되돌아간다면 아이를 훨씬 많이 낳고 싶다. 인생에 있어 그것보다 더 보람있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김난아=취업을 위해 많이 준비한다. 그래도 취업이 힘들다.
△김 상무=준비를 많이 하는 것과 회사에서 찾는 인재와는 갭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스펙보다 인성과 적극성, 긍정적 마인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기본적인 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박지윤=어떻게 좋은 인성을 지녔는지 아는가.
△김 상무=인터뷰하면서 지원자의 자신감, 태도, 기본성품을 많이 본다. 나도 취업문 앞에서 굉장히 많이 탈락했다.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실패에서 배운 것이 토익 900점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테이크(take)’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스펙은 제일 안 보는 것 중의 하나다.
△박지윤=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김 상무=현재 맡겨진 일을 잘하는 것이 목표다. 한 드라마에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현재 일을 잘해서 왕관의 무게를 견딜 체력과 능력을 기르고 싶다. 지금 하는 일에서 많이 배우고 일하면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김소은 상무는 입사 10년만에 ‘별’ 달아
고려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영국 셰필드 핼럼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귀국하니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쳤다. 당시 나이 28세.
받 아주는 국내 기업이 없었다. 우연히 원서를 낸 한국MSD는 성별, 나이, 학력을 묻지 않았다. 영업 2년차 시절 고혈압치료제 시장점유율 1등 병원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매니저가 문득 물었다. “담당병원 중 한 곳을 후배에게 넘겨야 한다면 어느 병원을 넘기겠나.” 당연히 문제없는 1등 병원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답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그의 리더십은 높이 평가됐다. 이후 마케팅, 영업지부장, 전략기획 그리고 아시아퍼시픽 MSD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다양한 파트에서 경험을 쌓았다. 입사 10년 만에 임원을 달았고 현재는 당뇨 심혈관계 사업부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을 맡고 있다.
한국MSD는
1851년 설립된 글로벌헬스케어기업인 MSD의 한국법인. MSD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머크(Merck & Co. Inc.)로, 기타 140여개의 국가에서는 MSD로 알려져있다. 한국MSD는 1994년설립. ‘효도백신’으로 알려진 조스타박스(대상포진백신) 등 70여개의 전문의약품, 백신, 바이오 의약품을 국내에 제공해 왔다. 현재 한국MSD에는 총6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 본사외 4곳(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 4개사무소를 두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MSD에서 평범한 여성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별을 단 김소은 상무가 후배 신입사원들에게 들려준 얘기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신입사원들은 받아적기에 바빴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핵심 노하우를 선배가 가르쳐주고, 후배들은 이를 통해 ‘직장의 전설’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우리 회사 전설과의 대화’다.
이날 대화에는 한국MSD 인턴을 거쳐 정식 사원이 된 임수연(26·의학학술부), 박지윤(28·영업), 김난아(25·영업) 씨 등 세 명이 참여했다. 김 상무가 후배들에게 들려준 ‘직장생활 ABC’를 소개한다.
△김난아=‘직장인들의 소망’인 임원을 신입 때부터 꿈꿨나.
△김소은 상무=나도 신입 시절 상무님께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분이 ‘자리 때문에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현재 자리를 단단히 다지다 보니 이 자리에 올라 올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감동받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입사했다. 취업 자체가 힘든 시기였기에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했다. 회사는 현재 하는 일을 보고 다음 기회를 준다.
△임수연=직장생활 중 힘들 때도 있었을 텐데.
△김 상무=입사 3년차 때 회사를 그만두려 했다. 팀미팅 때도 소외되고,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때 서점에서 책 한 권을 보게 됐다. 내용은 ‘입장을 달리해서 보라’는 것이었다. 이후 매니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봤더니 그분이 이해가 됐다. 상대를 이해하게 되니 대화가 됐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풀린다. ≪뛰어난 사원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내 인생의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김난아=지금껏 최고의 선택이 있다면.
△김 상무=2002년 말 MSE(마케팅영업 엑설런스)부 제안을 받았을 때였다. 처음엔 상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돌아오는 길에 ‘회사 내 딱 하나밖에 없는 잡인데, 힘들다고 지금 놓치면 다시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서 업무가 오히려 지금까지 몰랐던 내 장점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5년간 그 일을 하면서 4개 사업부서를 확장하기까지 했다. 그때 지하철에서 ‘그 일을 해야 겠다’는 다짐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박지윤=직장인에게 필요한 마인드가 있다면.
△김 상무=경계를 두지 않는 ‘바운드리스 리더십(boundless leadership)’이다. 내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팀의 협조를 구하고 협력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 하나는 내가 삶의 모토로 삼은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다. 내가 열심히 하고 헌신해 가치를 창출하면 결국에는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받다는 믿음이다. ‘내가 열심히 일했는데 이 정도밖에…’ 이런 생각은 불행의 씨앗이다. 직장 내 적절한 현금 보상, 승진이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데 틈을 메워주려는 노력, 거기서 영향력이 커지고 리더십이 탄탄해진다.
△임수연=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김 상무=스스로의 영향력을 과소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신입이라고 회의 때 가만있어야 하고,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발점이 내가 될 수 있다. 충분한 고민 끝에 악의 없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땐 망설이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셀프 리더십’이다.
△박지윤=직장에서 성공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늦추는 사람이 많다.
△김 상무=가정과 일, 어느 한쪽도 포기해선 안 된다. 일로 지칠 때면 가정에서 쉼과 회복을 얻고, 골치 아픈 가정문제가 있을 땐 일하면서 잊을 수 있다. 다만 배우자를 선택할 땐 서로의 커리어를 존중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콩죽과 콩밥’ 이론이 있다. 서로가 아무리 좋은 맛을 내더라도 콩인지 죽인지 구분이 안 되는 ‘콩죽’은 안 좋다. 결혼은 콩밥과 같다. 각각의 영역이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콩밥’ 같은 부부관계가 돼야 한다.
△임수연=콩밥이 되려면 우선순위가 중요할 것 같은데.
△김 상무=20년간 직장생활하면서 가족을 항상 우선순위에 뒀다. 주중 식구들과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절대적인 시간은 부족해도 퀄러티는 높이려 했다. 늦은 퇴근 후에도 책을 읽어준다든지 주말에는 애들과 함께 보내려 했다. 6학년 딸이 그런다. ‘만일 회사에 가게 된다면 MSD에 가고 싶다’고. 그 말을 들으니 나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윤=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두렵지 않았나.
△김 상무=첫째 애 낳고 집에 있으니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3개월 뒤 출근하니 놀랍게도 언제 공백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일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의욕이 있다면 공백은 문제가 안된다. 물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누구나 그렇듯 힘들 땐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게 보일 수 있다. 그때는 주변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 지혜를 얻는 게 필요하다. 사실 지금 20대로 되돌아간다면 아이를 훨씬 많이 낳고 싶다. 인생에 있어 그것보다 더 보람있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김난아=취업을 위해 많이 준비한다. 그래도 취업이 힘들다.
△김 상무=준비를 많이 하는 것과 회사에서 찾는 인재와는 갭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스펙보다 인성과 적극성, 긍정적 마인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기본적인 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박지윤=어떻게 좋은 인성을 지녔는지 아는가.
△김 상무=인터뷰하면서 지원자의 자신감, 태도, 기본성품을 많이 본다. 나도 취업문 앞에서 굉장히 많이 탈락했다.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실패에서 배운 것이 토익 900점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테이크(take)’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스펙은 제일 안 보는 것 중의 하나다.
△박지윤=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김 상무=현재 맡겨진 일을 잘하는 것이 목표다. 한 드라마에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현재 일을 잘해서 왕관의 무게를 견딜 체력과 능력을 기르고 싶다. 지금 하는 일에서 많이 배우고 일하면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김소은 상무는 입사 10년만에 ‘별’ 달아
고려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영국 셰필드 핼럼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귀국하니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쳤다. 당시 나이 28세.
받 아주는 국내 기업이 없었다. 우연히 원서를 낸 한국MSD는 성별, 나이, 학력을 묻지 않았다. 영업 2년차 시절 고혈압치료제 시장점유율 1등 병원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매니저가 문득 물었다. “담당병원 중 한 곳을 후배에게 넘겨야 한다면 어느 병원을 넘기겠나.” 당연히 문제없는 1등 병원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답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그의 리더십은 높이 평가됐다. 이후 마케팅, 영업지부장, 전략기획 그리고 아시아퍼시픽 MSD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다양한 파트에서 경험을 쌓았다. 입사 10년 만에 임원을 달았고 현재는 당뇨 심혈관계 사업부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을 맡고 있다.
한국MSD는
1851년 설립된 글로벌헬스케어기업인 MSD의 한국법인. MSD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머크(Merck & Co. Inc.)로, 기타 140여개의 국가에서는 MSD로 알려져있다. 한국MSD는 1994년설립. ‘효도백신’으로 알려진 조스타박스(대상포진백신) 등 70여개의 전문의약품, 백신, 바이오 의약품을 국내에 제공해 왔다. 현재 한국MSD에는 총6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 본사외 4곳(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 4개사무소를 두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