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사고수습 총력…책임 따질 때 아니다"
"민심 악화 심각"…대폭개각 등 특단대책 주장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5일 “지금은 (세월호)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참변을 당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할 때지 네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니다”며 “실종자 수색 등 사고의 1차 수습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잘잘못을 따져서 합당한 책임을 지우는 게 일의 순서”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민·관의 고질적인 유착관계가 거론되면서 정부와 집권 여당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을 견제한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거를 코앞에 둔 새누리당의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야당이 언제든지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며 공세를 펼 수 있어서다. 당 내부에서는 “지금 (민심) 분위기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올 정도다.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는 “재난에 대처하는 중앙 부처의 무능력을 고스란히 보여준 참사로, 정부에 등을 돌리는 민심을 잡는 게 급하다”며 “지방선거 이전에 큰 폭의 개각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중진 의원은 “우리 지역구만 보더라도 민심 악화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로 경선 일정이 줄줄이 밀린 것도 새누리당에는 예상치 못한 부담이다. 새누리당은 부산·대구·대전 등 5개 지역 후보 경선을 이달 29~30일 이틀 사이에 치르기로 하는 등 촉박한 일정을 짜놓고 있다. 다음달 9~12일 사이 치러지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아직 TV토론 개최 여부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서울 인천 등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후보들에 맞서 치열한 당내 경선으로 각 지역 후보의 지명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은 시간에 쫓긴 경선으로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