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스북 '어닝 서프라이즈'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양대 정보기술(IT) ‘거인’이 월가의 테크주 거품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성장성을 의심받던 애플은 직전 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고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매출이 크게 늘면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약 9% 하락했다. IT 바이오 등 이른바 ‘모멘텀주’ 하락의 영향을 받은 탓이 컸지만 무엇보다 ‘애플의 호시절은 끝났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으로 더 이상 매출 성장이 어렵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애플은 23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애플의 매출은 2분기(1~3월) 456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436억달러)보다 4.6% 늘어났다. 순이익은 10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 늘어났다.

페이스북, 모바일 광고매출 급증…수익성 입증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애플은 이날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2015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였던 주주환원 목표액을 1300억달러로 늘렸다. 배당 규모를 8% 늘리고 자사주 매입 규모도 6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증액했다.

특히 애플은 더 많은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7 대 1의 주식 분할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오는 6월2일 1주당 6주의 새 주식을 받는다. 분할된 주식은 6월9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애플의 시가총액이나 의결권에는 변화가 없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은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풀어줬다. 모바일 광고가 크게 늘면서 1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한 25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24억달러도 웃돌았다. 순이익은 6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억1900만달러에 비해 세 배나 뛰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아온 모바일 광고의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모바일 광고는 지난해 4분기 전체 광고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59%를 차지했다. 모바일 사용자는 작년보다 34% 늘어 10억명을 돌파했다. 조사회사 이마케터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 점유율은 작년 1분기 5.9%에서 올해 1분기 7.4%로 늘어났다. 올해 안에 10%를 점유할 것으로 이마케터는 예측했다. 1위는 구글로 현재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페이스북이 광고주 예산의 중요한 부분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며 “지난 1~2년간 가장 큰 변화는 기업들에 페이스북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핵심 제품 및 사업을 꾸준히 개선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베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