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막혀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줄을 잇고 있다. KT&G 에스엘 한전KPS 등은 작년 이후 갇혀 있던 개별 박스권을 뚫고 올라서 주목받고 있다.

KT&G·에스엘·한전KPS '高高'
23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 133개사(우선주 제외)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고점(2056.12)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지만 전체 상장사(775개사)의 17%는 이미 작년 고점에 근접하거나 넘어섰다는 얘기다.

KT&G는 이날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8만4000원으로 약보합에 그쳤다. 하지만 전날 8만4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작년 이후 8만~8만1000원을 넘지 못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연일 유입되며 뜀박질하고 있다.

수요 감소와 담배회사들에 대한 건강보험공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의 악재가 남아 있지만 인삼공사 등 적자였던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요 수출지역인 중동의 정정 불안이 가시면서 해외 매출도 안정되고 있어 올해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에스엘도 최근 1년간 1만3000~1만7000원대 주가를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 16일 1만9450원까지 오르는 등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미국법인 실적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이후 횡보하던 한전KPS와 마니커 아이마켓코리아 등도 실적 개선을 발판 삼아 재도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부진했던 종목일수록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서면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