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은행인 ‘위어바오’의 예금 신장세가 놀랍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5412억위안이 몰려 지난해 말 1853억위안에 비해 무려 3배로 급증했다. MMF계좌로 운영되는 위어바오의 수익률은 연 5.25%로 초기에 비해 떨어졌지만 중국은행의 1년 정기예금 연 3.3%보다는 여전히 높다. 금리에 민감한 중국 금융 소비자들이 위어바오로 몰리면서 상업은행들이 직접 위협받는 양상이다.

위어바오는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서비스 ‘즈푸바오’를 통해 직접 판매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즈푸바오는 중국 내 상품 확인 후 결제라는 이른바 제3자 결제서비스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한마디로 알리바바는 결제, MMF, 생활편의 서비스를 모바일에 함께 담은 원스톱 소비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6억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위챗을 기반으로 한 텐센트까지 뛰어들면서 중국의 스마트 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세다.

알리바바 등의 금융업 진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경쟁사의 서비스를 제한하며 자국 정보기술(IT) 업체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려는 정책과, 민간부문의 금융시장 참여를 유도한다는 정책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중국 정부는 IT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를 더 풀겠다는 입장이어서 IT업체의 금융업 진출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IT기업이 적지 않다. 카카오, SK플래닛, KT, SK텔레콤 등이 이미 금융회사와 제휴해 소액결제나 송금 등의 업무에 진출하고 있다. 지금은 은행업 규제가 엄격해 금융회사와의 제휴 형태를 띠지만 궁극적으로는 독자진출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다. 국내 금융권은 IT업계의 이런 움직임을 바짝 경계하는 눈치다. 더구나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는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 있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하나의 트렌드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커머스의 글로벌 강자를 키워야 한다. 금융업으로서는 빅뱅에 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