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독립·분리주의가 거세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지역에서 반(反)유대 전단이 발견됐다고 17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도네츠크 유대교 회당 앞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세 명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분리주의자 그룹' 최고지도자 데니스 푸쉴린이 서명한 전단을 뿌렸다.

문제의 전단엔 5월3일 전까지 모든 16세 이상 도네츠크 거주 유대인들이 국적 확인 관공서에 가서 의무적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과 신분증뿐 아니라 인당 현금 50달러의 등록비, 부동산과 자동차 등 재산 증빙 서류를 가져와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단을 뿌린 이들은 당시 머리에서 어깨의 일부까지 늘어뜨려 착용하는 전통 순모 대형모자 '발라클라바'로 얼굴을 가린 채 러시아 연방기를 지니고 있었다. 개별 신분은 숨긴 채 러시아 연방기를 노출한 것으로 미뤄 분란을 일으키기 위한 공작이라는 판단이다.

분리주의 그룹 지도자 푸쉴린은 "전단에 있는 서명이 자신의 것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현지 랍비장(長) 역시 '전단 살포가 무엇인가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떠나 제프리 파이트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전단에 대해 "오싹하다"며 "무엇보다 나치 때 극심하게 고통받고 최악의 폭력인 홀로코스트가 벌어진 나라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에서 그런 전단은 혐오스럽다"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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