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LG이노텍의 주가 전망을 놓고 ‘버블론’과 ‘저평가론’이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숨고르기 후 주가가 14만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현재 주가가 적정가치의 2배 가까이 과대 평가돼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이노텍, 거품이냐 저평가냐…목표가 14만원 vs 5만4000원
LG이노텍 주가는 지난 11일 1500원(1.42%) 떨어진 10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11월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올 들어서만 29% 뛰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힘이 소진된 듯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이 올해부터 빠르게 회복되면서 주가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LG이노텍의 LED 사업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ED사업부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부터는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BoA메릴린치도 “LG이노텍은 옥외용 조명 등을 중심으로 한 LED 수요 증가의 최대 수혜주”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2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을 정보기술(IT) 부품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등은 LED 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빠른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상반기 LED 사업의 적자폭이 예상보다 줄어드는 점은 고무적이나, 흑자전환은 어려워 보인다”며 “시장의 기대감이 펀더멘털을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명용 LED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과 LCD(액정표시장치) 부품 부문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후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이 증권사는 투자의견 ‘매도’에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인 5만4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도 현 주가보다 낮은 8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