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두려운 내 뱃살…얼리고 태워서 없애볼까
직장인 배모씨(34)는 요즘 뱃살 때문에 고민이다. 지난 두 달간 식사량을 줄였고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도 했지만 좀처럼 뱃살과 옆구리 살이 빠지지 않아서다. 음식 섭취량을 조금만 늘려도 허리에 살이 늘어 운전할 땐 허리띠까지 풀어야 한다.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고, 주사로 지방을 빼는 지방흡입술이나 지방파괴 주사를 맞고 싶은 생각도 없다. 통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땅한 방법이 없을까.

지방세포 얼린 뒤 배출

여름이 두려운 내 뱃살…얼리고 태워서 없애볼까
종전에는 몸에 붙은 지방을 없애려면 지방분해 성분이 함유된 주사를 맞거나 수면마취를 한 뒤 피부에 관을 넣어 지방을 빼내는 지방흡입술(라이프석션)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시술 뒤 통증이 심하고 멍과 부기가 남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비수술 지방분해술이다. 몸에 아무런 상처가 남지 않고 통증도 거의 없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치료 효과도 살을 째는 수술과 비슷하다. 서은경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교수는 “새로운 지방분해 시술법은 통증이나 피부 손상 등 부작용 걱정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2~3회 정도 시술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냉각지방분해술(젤틱)’은 영하 9~10도에 피부가 노출되면 지방 조직이 언다는 특성을 이용해 지방세포만 얼려 괴사시킨 뒤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서 교수는 “지방세포가 얼면 인체의 면역체계는 이를 ‘죽은 세포’로 인식하고 분해·배출하게 된다”며 “배와 옆구리, 팔뚝, 허벅지 등 지방 제거에 주로 쓰이고 효과는 시술 3일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3개월가량 꾸준히 지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저온 냉각 과정에서 혈관, 신경 등 지방세포 외의 다른 조직은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한 지방 제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기존 지방제거술에서 우려되는 통증, 출혈, 염증 등 부작용이나 마취에 대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시술”이라고 했다.

여름이 두려운 내 뱃살…얼리고 태워서 없애볼까
시술은 보통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시술 후 피하지방 세포의 25~30%가 줄어든다. 허리둘레 2.5㎝ 정도 줄일 수 있다. 서 교수는 “피하지방만 없앨 뿐 내장지방에는 효과가 없다”며 “추위에 민감하거나 시술용 부동액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술 중에는 공기 압력에 의해 강하게 당기는 느낌이나 차가운 느낌이 든다. 주로 앉은 자세에서 받기 때문에 음악 감상이나 비디오 시청, 인터넷, 독서 등을 해도 무방하다. 서 교수는 “비수술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시술을 받기 시작해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시술 당일 가벼운 운동이나 목욕을 해도 별 탈이 없다”고 설명했다.

충격 줘서 지방세포만 터뜨려

체외충격파를 활용한 ‘컨투어’ 시술 환자도 최근 늘고 있다. 체외충격파를 지방세포에 정조준해 발사하면 초음파 진동이 지방세포를 오렌지 알갱이 터뜨리듯 파괴하는 원리다. 지방세포 외에 피부, 혈관, 신경 등에는 손상을 주지 않는다.

김하진 365mc병원 원장은 “실시간 지방추적시스템이 달려 있어 피부 밑 1.5㎝ 지방층을 빠짐없이 파괴하기 때문에 시술 뒤 피부가 울퉁불퉁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달 간격으로 서너 번 시술하면 허리둘레가 감소한다. 김 원장은 “어떤 방법이라도 시술받은 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지방분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주파로 태워서 지방 제거


고주파가 나오는 기기를 뱃살, 허벅지 등에 문지르는 고주파지방분해술(4D멀티지방분해술)도 있다. 이석준 리젠성형외과 원장은 “고주파 열에너지가 지방세포 안의 지방을 녹여 세포 크기를 줄인다”며 “고주파는 세 가지 출력으로 구성돼 있는데 얕은 지방층, 중간 지방층, 깊은 지방층에 모두 침투해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고주파는 지방 제거와 함께 피부 탄력도 높일 수 있다. 늘어진 피부나 셀룰라이트(부분 비만)가 있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최근에는 암 치료에 쓰는 고강도집속초음파(HIFU)를 이용해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기기도 국내에 들어왔다. HIFU 에너지가 고열을 발생시켜 지방세포만 파괴한다.

도움말=서은경 차움 교수, 김하진 365mc병원 원장, 이석준 리젠성형외과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