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전
자산주는 보유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을 때 매력적이다. 높은 자산가치가 주가 하락을 막아주는 안정성을 갖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대형주들의 상승 동력이 부족할 때 ‘알짜’ 자산주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게 된다.

그러나 자산주 주가가 보유 자산가치보다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자산주는 안정적인 대신 성장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주 중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낸 종목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중소형 자산주 중에는 하루 거래량이 많지 않아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종목도 있다.
부동산 알짜부자에 성장 동력까지…한국전력·삼천리·태영건설 '괜찮네'
부동산 부자 종목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중에선 한국전력이 대표적인 부동산 부자 종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22조원을 웃돈다. 한국전력의 부동산 가치만 시가총액(27일 기준 23조9000억여원)의 95%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석탄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기대 등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제시한 한국전력 목표주가는 최대 5만원까지 올라갔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향후 3년간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따라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천리도 ‘알짜’ 자산주로 꼽힌다.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12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이달 들어 약 20% 상승했다. 장중 한때 15만5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의 저평가 매력에 내년 본격 전력을 생산할 복합화력 민간발전 자회사 ‘S-Power’가 재료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김우신 대표는 “삼천리의 주당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0만원 이상”이라며 “성장률이 높지 않은 도시가스업 특성 때문에 주가는 자산가치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S-Power와 같은 새 성장동력이 생기면서 주가가 재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산주임에도 실적 업황 등 변수에 주가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약 7조원 규모 부동산을 보유한 이마트도 자산가치가 높은 대형주다. 시가총액(27일 기준 6조9410억원)과 보유 부동산 가치가 비슷하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 부진, 공휴일 강제 휴무 등 영향으로 실적 기대가 크지는 않다. 물론 자산가치가 높게 평가돼 다른 오프라인 기반 유통회사들보다 주가 조정폭이 크진 않았다.

기관이 사주는 자산주


기관들이 저(低)PBR 자산주를 사들이거나 장기 보유하며 주가를 받쳐주고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대표적인 저PBR 주는 방직·제지주 등이다. 방직주는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오랜기간 저평가돼 PBR이 여전히 0.5배 전후다. 0.2배 수준인 경우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제지주를 사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제지 주식 63만주를 보유(지분율 12.78%)하고 있다. 신대양제지 주식도 이달 들어 1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이 10.74%로 높아졌다. 지난달 말에는 동일방직 1만4000여주를 매수해 현재 지분율이 7.2%다.

신영자산운용은 삼천리 4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8.86%로 높였다. 이달 초에는 아세아제지 12만주를 추가 매수해 현재 지분율 6.3%다.

국민연금은 이달 태영건설 13만주를 처분하긴 했지만 여전히 9%대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752만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9.53%다. 태영건설은 3000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건설주 중에서 대표적인 자산주로 꼽힌다. 태영건설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4645억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