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대 아프리카 동물 박제, 4억3000만원 상당의 순금 7.5㎏, 금동좌불 등 10억원 상당의 유물, 특허권 23개와 의장권 26개, 18만원짜리 1988년식 포니 자동차….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의 재산에는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것들이 포함됐다.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본인 명의로 된 기린 버펄로 사자 등 동물 박제 6점과 아프리카 조각 7점을 1억2900만원에 신고했다. 사자 박제가 3000만원, 기린 박제가 2500만원이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도자기 60점, 신라시대 석탑, 고려시대 청동금고와 금동좌불로 눈길을 끌었다. 유물 가치를 모두 합하면 10억원이 넘는다.

금·다이아몬드 등도 대거 신고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은 각각 배우자의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3000만원)와 1.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2개(1850만원)를 신고했다. 최용덕 인천 시의원은 금만 7.5㎏(약 4억3730만원)을 신고했다.

그림, 서예, 조각, 악기 등을 소장한 사람도 있었다. 국회의원 최고 자산가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5000만원짜리 동양화와 2000만원짜리 병풍을 포함한 8점의 예술품을 1억9190여만원에 신고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꽃 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의 작품 한 점(500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김능진 독립기념관장은 김옥균이 1882년 쓴 서예작품,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1700년대 그려진 민화,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는 시인 서정주와 화백 김상학이 1986년 그린 시화를 신고했다.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각각 1930년대와 1690년대 제작된 비올라와 첼로를 신고했다.

출판권을 확보한 공직자도 늘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남궁근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백승엽 경찰청 보안국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두 저작재산권을 등록했다. 허경태 산림청 녹색사업단장은 댐 건설 등과 관련한 특허권 23개, 의장권 26개를 보유하고 있다.

1988년식 포니 자동차(18만원)를 신고한 유환준 세종시의장, 주유탱크차 3대를 가진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 운전교습용 봉고 등 차 14대를 보유한 김영기 경북도 의원이 이색재산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재 전남도 의원은 어머니가 쏘나타(2006~2010년식)만 7대를 가졌다고 신고했다. 고남종 충남도의원과 임영규 전남도의원은 각각 1억원대의 태양열시설을, 김충석 전남 여수시장과 정만규 경남 사천시장은 어업권과 어선을 소유했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은 1억5000만원짜리 컴퓨터단층촬영(CT) 한 대와 2억원짜리 캐드캠 장비를 신규 구입한 것으로 신고했다.

박기호 선임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