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그 어떤 날보다도 다이내믹하던 ‘가윤이 귀 빠진 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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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님들은 태어난 날을 왜 ‘귀 빠진 날’이라고 불렀을까?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귀 빠진 날’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아기 머리가 빠져나올 때가 가장 산모와 아기에게 힘든 시기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빠져나오는 힘든 시기에 함께 힘들게 빠질 수밖에 없는 신체기관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귀!
그래서 아이가 태어난 날을 ‘귀 빠진 날’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다. 오늘은 우리 딸 가윤이의 귀 빠지던 순간에 대해 돌아보려고 한다.
2013년 6월 어느 여름! 우리 딸 가윤이가 몸무게 3kg, 정상체중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가윤이가 태어난 날 난 엄청 녹초가 되어 있었다.
출산하기 전 12시간의 허리 진통! "허리가 끊어진다"는 말은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허리 진통이 1시간 간격, 30분 간격, 나중에는 결국 5분 간격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난 허리 진통을 참아내며 아기가 빨리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아파 눈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견디고 있을 때 내 옆에 항상 같이 있어준 사람! 바로 우리 남편 정진욱! 그를 쳐다봤다. 우리 남편은 날 위해 손을 잡고 힘이 되어주...기는 커녕! 의자에 앉아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게 아닌가!
"난 지금 아파서 울고 있는데 태평하게 코를 골면서 잠이 와?"라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머리 끄덩이를 잡아서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비록 자고 있지만, 피곤하고 힘든 스케줄 속에서도 내 옆을 지켜주겠다고 이렇게 고생하는 것 아닌가. 정말로 남편 머리카락을 뽑아버릴 듯이 달려드는 아내들도 있다지만 사실 아내들도 출산할 때 옆을 지키는 남편의 고충을 안다. 이 와중에도 허리 진통은 점점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난 고민했다. “무통주사를 맞을까?”
대부분의 산모들이 출산하기 전 무통주사를 맞을지, 안 맞을지 미리 생각을 해 둔다. 여기서 무통주사란 쉽게 말해 고통을 덜어주는 주사를 말한다. 주사를 맞고 몇 시간 동안은 진통을 느끼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기를 빨리 나오게 하는 진통을 잘 느끼지 못하면 힘주는 게 늦어져서 출산 시간을 길어지게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하니 참 선택하기가 힘들다.
나는 사실 출산 전에는 "난 무통주사 안 맞아! 절대!"라고 외쳤다. 하지만 아픔에 이성을 잃을 지경이어서 결국 취소! 무통주사 맞아야 해! 못 참아!
무통증 상태에서 몇 시간이 지나자 난 다시 죽을 것 같은 진통에 시달렸다. 아기는 나오려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 곧 나올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안 계셨다.
왜? 하필 점심시간이 끼어 있어서 선생님도 식사하러 가신 거였다. 그 점심시간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긴 것 같았다. 난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참을 인’ 자만을 그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식사를 마치고 선생님 등장! 환한 미소를 보이시며 선생님은 나에게 “자! 한 번 볼게요!” 하셨다. 그런데 보자마자 선생님은 화들짝 놀라시며 “어머머머머, 아기 머리가 나온다! 간호사, 빨리, 수술준비, 빨리빨리!"라고 외치신다.
간호사들 모두 나를 둘러싸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남편도 그 때 드디어 자다가 깼다. 덜 깬 상태였지만 남편은 내 손을 잡고 “힘내! 호흡하고! 힘!”하며 같이 호흡하고 힘을 줬다.
결국 “응애! 응애!” 하는 내 아이 첫 울음소리를 들었다. 태어난 아기를 나에게 안겨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정말 핏덩이 같은 내 아이가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내 가슴 위에 놓인 내 아이를 보니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건강한 딸입니다.”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때 또 선생님이 한 마디 더 덧붙이셨다. “딸이 아빠랑 똑같이 생겼네!” 어쨌든 남편은 자기 닮아서 너무너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한 시간 후 tvN `푸른거탑` 촬영을 위해 촬영장으로 가야 했던 남편!
남편은 가기 직전까지도 자기를 쏙 빼닮은 아이가 신기했는지 한참 동안 태어난 딸을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아까 간다고 하고는 “쉬고 있어, 금방 다녀올게”라고 인사까지 했는데, 우리 남편이 자꾸 보인다. "아직 안 갔어?" 하니 남편은 “아~이제 갈 거야! 아기 잠시 본다고~이제 갈게!”라고 외친다. 아...딸바보란 이렇게 해서 태어나는 거구나.
이렇게 우리 남편은 딸의 ‘귀빠진 날’부터 곧바로 딸바보 인증에 성공했다. 2013년 6월 27일 오후 2시 39분 가윤이 귀 빠진 순간은 이처럼 지나갔다. 아직 잘 못 알아듣겠지만 가윤이에게 지금도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싶다. “정말 고생 많았어! 가윤아! 사랑해! 가윤이 덕분에 엄마는 정말 행복해.”(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
블루뉴스 이예은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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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귀 빠진 날’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아기 머리가 빠져나올 때가 가장 산모와 아기에게 힘든 시기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빠져나오는 힘든 시기에 함께 힘들게 빠질 수밖에 없는 신체기관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귀!
그래서 아이가 태어난 날을 ‘귀 빠진 날’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다. 오늘은 우리 딸 가윤이의 귀 빠지던 순간에 대해 돌아보려고 한다.
2013년 6월 어느 여름! 우리 딸 가윤이가 몸무게 3kg, 정상체중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가윤이가 태어난 날 난 엄청 녹초가 되어 있었다.
출산하기 전 12시간의 허리 진통! "허리가 끊어진다"는 말은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허리 진통이 1시간 간격, 30분 간격, 나중에는 결국 5분 간격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난 허리 진통을 참아내며 아기가 빨리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아파 눈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견디고 있을 때 내 옆에 항상 같이 있어준 사람! 바로 우리 남편 정진욱! 그를 쳐다봤다. 우리 남편은 날 위해 손을 잡고 힘이 되어주...기는 커녕! 의자에 앉아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게 아닌가!
"난 지금 아파서 울고 있는데 태평하게 코를 골면서 잠이 와?"라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머리 끄덩이를 잡아서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비록 자고 있지만, 피곤하고 힘든 스케줄 속에서도 내 옆을 지켜주겠다고 이렇게 고생하는 것 아닌가. 정말로 남편 머리카락을 뽑아버릴 듯이 달려드는 아내들도 있다지만 사실 아내들도 출산할 때 옆을 지키는 남편의 고충을 안다. 이 와중에도 허리 진통은 점점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난 고민했다. “무통주사를 맞을까?”
대부분의 산모들이 출산하기 전 무통주사를 맞을지, 안 맞을지 미리 생각을 해 둔다. 여기서 무통주사란 쉽게 말해 고통을 덜어주는 주사를 말한다. 주사를 맞고 몇 시간 동안은 진통을 느끼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기를 빨리 나오게 하는 진통을 잘 느끼지 못하면 힘주는 게 늦어져서 출산 시간을 길어지게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하니 참 선택하기가 힘들다.
나는 사실 출산 전에는 "난 무통주사 안 맞아! 절대!"라고 외쳤다. 하지만 아픔에 이성을 잃을 지경이어서 결국 취소! 무통주사 맞아야 해! 못 참아!
무통증 상태에서 몇 시간이 지나자 난 다시 죽을 것 같은 진통에 시달렸다. 아기는 나오려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 곧 나올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안 계셨다.
왜? 하필 점심시간이 끼어 있어서 선생님도 식사하러 가신 거였다. 그 점심시간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긴 것 같았다. 난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참을 인’ 자만을 그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식사를 마치고 선생님 등장! 환한 미소를 보이시며 선생님은 나에게 “자! 한 번 볼게요!” 하셨다. 그런데 보자마자 선생님은 화들짝 놀라시며 “어머머머머, 아기 머리가 나온다! 간호사, 빨리, 수술준비, 빨리빨리!"라고 외치신다.
간호사들 모두 나를 둘러싸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남편도 그 때 드디어 자다가 깼다. 덜 깬 상태였지만 남편은 내 손을 잡고 “힘내! 호흡하고! 힘!”하며 같이 호흡하고 힘을 줬다.
결국 “응애! 응애!” 하는 내 아이 첫 울음소리를 들었다. 태어난 아기를 나에게 안겨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정말 핏덩이 같은 내 아이가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내 가슴 위에 놓인 내 아이를 보니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건강한 딸입니다.”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때 또 선생님이 한 마디 더 덧붙이셨다. “딸이 아빠랑 똑같이 생겼네!” 어쨌든 남편은 자기 닮아서 너무너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한 시간 후 tvN `푸른거탑` 촬영을 위해 촬영장으로 가야 했던 남편!
남편은 가기 직전까지도 자기를 쏙 빼닮은 아이가 신기했는지 한참 동안 태어난 딸을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아까 간다고 하고는 “쉬고 있어, 금방 다녀올게”라고 인사까지 했는데, 우리 남편이 자꾸 보인다. "아직 안 갔어?" 하니 남편은 “아~이제 갈 거야! 아기 잠시 본다고~이제 갈게!”라고 외친다. 아...딸바보란 이렇게 해서 태어나는 거구나.
이렇게 우리 남편은 딸의 ‘귀빠진 날’부터 곧바로 딸바보 인증에 성공했다. 2013년 6월 27일 오후 2시 39분 가윤이 귀 빠진 순간은 이처럼 지나갔다. 아직 잘 못 알아듣겠지만 가윤이에게 지금도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싶다. “정말 고생 많았어! 가윤아! 사랑해! 가윤이 덕분에 엄마는 정말 행복해.”(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
블루뉴스 이예은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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