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서혜민 기자] 얼마 남지 않은 데뷔에 설렘이 잔뜩 묻어난 얼굴, 인터뷰는 아직 낯선 듯 상기된 표정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온 소녀들의 모습이 참 풋풋하기 그지없다.

그야말로 ‘걸그룹 전쟁’이라도 불리는 가요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느 정도 독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배드키즈는 그룹명과는 달리 순한 모습이 압도적이었다. 대본을 읽듯 준비된 답변이 난무한 인터뷰가 아닌 여고생들과 한바탕 수다를 떨고 온 듯한 배드키즈와의 인터뷰. 사실 그들은 배드키즈보다 ‘굿키즈’에 가까웠다.

4월 초 첫 방송을 앞두고 매일 8시간 이상씩 이어지는 연습에 고단할 법도 하지만 배드키즈는 무대에 선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매일 즐겁게 연습에 임한다. 연습 뿐이겠는가. 그들은 계란, 파프리카, 닭가슴살 등 단백질 위주로 짜인 식단을 먹으며 요즘 걸그룹의 필수 코스인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몸매 관리를 위한 헬스를 제외하고 연습 시간만 최소 6시간에서 8시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댄스로 인한 운동량이 어마어마하죠. 저희 모두 학교에 다니지만 휴학을 하고 가수 활동에 올인 했어요. 몸은 힘들지만 하루하루 설렌답니다. 오늘 같은 인터뷰도 신기할 따름이에요”

걸그룹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피부와 몸매 관리. 외모지상주의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대중은 보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금만 군살이 붙어도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이기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시점이기에 배드키즈만의 관리법이 눈길을 끈다.

“사실 연지가 숙소에서 투잡을 뛰어요. 바로 ‘연지클리닉’을 운영하는데 배드키즈의 단골 피부과죠. 트러블이 나면 바늘을 소독해 깔끔하게 짜주고 그 후에 진정팩이나 수분관리도 완벽하게 해줘요. 게다가 마스크팩으로 하는 데일리 관리도 빼먹지 않고 챙겨줘요. 기자님도 한 번 오세요.(웃음)”

다양한 뷰티 상식도 많이 알고 있는데다 손재주까지 좋아 메이크업도 수준급으로 한다는 연지는 배드키즈 숙소에서 연지클리닉을 운영하는 ‘연지 실장님’으로 통했다. 멤버들의 자랑에 연지는 수줍은 듯 손사래를 치지만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요즘 가요계는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들이 강세다. 하지만 배드키즈는 이들과 확실하게 차별하기 위해 ‘악동 콘셉트’를 내걸었다. 데뷔곡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앨범 콘셉트를 설명하는 이들의 모습이 나이에 맞게 풋풋하면서도 당차다.

배드키즈의 데뷔곡은 제목만 들어도 귀가 솔깃해진다. 신나는 멜로디와 톡톡 튀는 가사에 어깨마저 저절로 들썩이게 되는 노래다. 데뷔곡치고 꽤 신선한 제목의 곡을 받은 배드키즈는 처음 ‘귓방망이’라는 노래를 선물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정말 이거다 싶었어요. 요즘 가요계는 정말 특이한 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잖아요. 저희의 콘셉트와도 딱 들어맞고 멜로디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게 노래를 선물해 주신 단디 프로듀서님께 정말 감사하더라구요. 좋은 노래를 받은 만큼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싶어요”

프로듀서 단디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귀요미송’의 작곡가로 유명하다. 그는 ‘귓방망이’와 ‘라면 먹고 갈래’라는 곡을 자신만의 히든카드로 오랜 시간 아껴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노래와 잘 어울리는 그룹인 배드키즈를 만나게 되었고 일렉트로닉 풍의 ‘귓방망이’를 이들에게 선물해준 것. ‘귓방망이’라는 곡을 선물 받은 프로젝트 그룹 배드키즈는 그렇게 힘찬 날개를 달게 되었다.
[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배드키즈 멤버들의 공통점은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꿈꿔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간절했고 가요계에서 주목받는 신인이 되어 롱런하는 그룹이 되길 소원하고 있었다.

멤버들은 어렸을 때부터 춤, 보컬 학원 등을 다니며 오디션을 봤다. 2010년 전후로 불었던 오디션 열풍을 타고 꿈을 향해 달려온 수많은 가수 지망생들 속에서 배드키즈 또한 고된 노력을 불살랐던 것.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설 수 있는 무대라면 작은 무대에서도 끝없는 설렘과 두근거림을 느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막연했을까. 연예계의 흉흉한 암흑의 경로가 아닌 순수 오디션을 통해 실력을 내세운 가수 데뷔를 꿈꾼 그들이기에 그동안의 고충은 상당했다. 가수 지망생에서부터 연습생을 거쳐 지금의 배드키즈가 되기까지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의 노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요즘 아이돌들은 하나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아이돌 고시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인 연예계에서 당차게 출사표를 던진 배드키즈이니만큼 가수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은 가수라는 분야에서 확고히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멤버의 이름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배드키즈’라고 했을 때 저희를 떠올리실 정도로요. 그룹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그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잖아요. 그다음 다른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더인 모니카의 말에 봄봄이 덧붙인다.

“가수이니만큼 만약 하게 된다면 멤버들 모두 연기 또는 노래를 함께할 수 있는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요.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노래와 댄스가 중요하고 감정표현, 체력까지 모든 조건이 고루 갖춰져야 하는 장르잖아요. 음악 무대와 뮤지컬 무대에서 빛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신인그룹에게는 데뷔곡 뿐만 아니라 눈길을 끄는 뮤직비디오의 제작도 중요한 요소다. 특이한 뮤직비디오로 주목받기도 하는 것. 듣자하니 배드키즈의 뮤직비디오에는 여러 개그맨들과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배드키즈의 데뷔에 힘을 실어줬다.

개그감을 뽐내며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꺼지 제공해줬다고 하니 문득 홍대 일대를 마비시키며 촬영했다는 배드키즈의 첫 뮤직비디오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지나는 드림팀을 통해 만난 미녀 개그우먼 김지민을 통해 평소 존경했던 가수 윤도현과도 만남을 가졌다. 고깃집에서 마주한 윤도현은 소탈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뛰어난 선배였다고 회상했다. 윤도현은 배드키즈의 데뷔 소식을 듣고 펑키한 콘셉트에 관해 조언을 해주며 수많은 걸그룹들 사이에서 꼭 살아남으라는 조언을 해줬다.
[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도 멤버들끼리 투닥거린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소소한 의견 충돌은 피해갈 수 없는 게 인지상정. 2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다른 환경에서 생활했기에 배드키즈 또한 그러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

“왜 안 싸우겠어요. 저희도 당연히 함께 생활하면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되게 사소한 일로 삐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참 다행인 게 멤버들 모두가 쿨한 편이에요.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도 형성되어 있구요. 게다가 서운한 걸 속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꽁해 있지 않아요. 서운한 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푸는 게 멤버들 간의 암묵적인 룰이랍니다”

소녀들은 서운한 마음을 푸는 방법에 치킨과 수다만 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배드키즈는 이렇듯 잠들기 전 좋아하는 스타 얘기로 종종 이야기꽃을 피운다.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가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멤버들의 표정에 화색이 돌았다. 아직 이름을 꺼내지도 않았음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한껏 팬심을 발휘한다.

“저는 비스트의 장현승 선배님 팬이에요. 노래와 춤, 외모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으시잖아요. 트러블메이커 무대에서처럼 섹시한 매력도 있으시지만 의외로 귀여운 면이 더 많으셔서 좋아요”

지나의 말에 다른 멤버들은 트러블메이커의 현아 자리를 탐내는 것 아니냐며 장난스러운 말을 건넨다. 연지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아시아의 별로 떠오른 배우 김수현의 골수팬이었다. 김수현이 데뷔했을 때부터 꾸준히 좋아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지금도 여전히 ‘수현앓이’ 중임을 밝혔다.
[인터뷰] 배드키즈 “귓방망이로 가요계를 강타할래요!”
시작하는 커플이 버킷리스트를 만들 듯 배드키즈 또한 활동하면서 이루고 싶은 몇 가지 소망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CF는 단연 상위권에 랭킹되어 있는 분야였다. 가장 찍고 싶은 CF를 묻는 말에 화장품이나 패션 브랜드를 꼽지 않을까하는 기자의 생각을 배드키즈 멤버들은 완전히 비켜갔다.

CF 이야기가 나오자 치킨, 피자, 아이스크림 등을 남발하며 꺄르르 웃는 배드키즈. 먹은 것을 뱉으면서 촬영하는 다른 CF 모델과는 달리 NG를 내더라도 음식을 뱉지 않고 끝까지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을 연신 강조한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는 버킷리스트 1순위는 바로 ‘롱런’이다. 배드키즈는 핑클, 투애니원을 롤모델로 꼽으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국민 아이돌을 꿈꾸고 있었다.

“악동 콘셉트로 하는 데뷔곡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비슷한 콘셉트로 후속곡을 준비할 거에요. 만약 대중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미하면 저희만의 또 다른 콘셉트로 한 번 더 도전해야죠. 저희는 아직 보여드릴 게 정말 많거든요. 대중의 의견에 늘 귀를 기울이는 가수가 될 거에요”
(사진출처: w스타뉴스 DB, 배드키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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