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린 독과점·수직계열화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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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보다 흥행성·시장에 맡겨야"
유재혁 전문기자의 대중문화 리포트
'배급사 극장 보유 금지' 주장은 설득력 부족
규제하면 되레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악영향
유재혁 전문기자의 대중문화 리포트
'배급사 극장 보유 금지' 주장은 설득력 부족
규제하면 되레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악영향
국내 최대 규모의 극장 CGV와 같은 계열인 CJ E&M은 2011년 국내 배급한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3’를 전체 스크린의 71%인 1409개 스크린에서 상영했다. 이듬해 ‘광해’는 전체의 48%인 1001개 스크린에서 상영했다. 군소 제작사의 자금으로 제작한 ‘부러진 화살’도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최초 300여개에서 500개로 스크린이 늘었다.
영화 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주재한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영화계 수직계열화에 따른 불공정 거래 관행을 지적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영화 계열사와 영세 제작사 간 불공정 거래 관행을 제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영화감독 윤제균 JK필름 대표는 “예전엔 비흥행 영화라고 하더라도 최소 1주일간 기본상영 시간이 지켜졌지만 요즘엔 오늘 개봉 후 당장 내일부터 아침에만 상영하라고 하기도 한다”고 중소 제작자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현재 자국 영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은 모두 제작에서 배급, 상영의 수직통합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48년 배급과 상영을 분리토록 한 ‘파라마운트 판결’이 내려졌지만 레이건 정부시절인 1985년 배급과 상영을 겸하는 것을 다시 허용했다. 수직계열화 체제에서 안정된 투자 배급 상영의 선순환이 이뤄져 산업 토대가 강력해졌다는 분석이다.
개방과 자율을 전제로 한 시장경쟁체제에서 산업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2006년 한국 영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할 당시 영화인들은 연일 반대시위를 했지만 지금은 시장의 선택에 따라 한국 영화가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정 영화의 스크린 쏠림 현상을 규제로 해결하기보다는 자율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한섭 전 영화진흥위원장은 “미국에서는 블록버스터가 전체 스크린의 20%, 프랑스에서는 30%를 넘지 않는다”며 “최대 상영관 수를 자율적으로 규제한다면 저예산 영화들이 틈입할 공간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립영화 ‘빗자루 금붕어 되다’를 연출한 김동주 감독은 “문화는 개인의 상상력 산물이지만 사회적 자산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영진위는 제작 지원보다 상영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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