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슬로플레이? > 미국 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 3라운드에 나선 케빈 나가 13번홀(파3)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슬로플레이 경고를 받았다. AFP연합뉴스
< 또 슬로플레이? > 미국 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 3라운드에 나선 케빈 나가 13번홀(파3)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슬로플레이 경고를 받았다. AFP연합뉴스
‘필드의 악동’ 존 댈리(48·미국)가 또 사고를 쳤다. 댈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기록하는 수준의 19오버파 90타라는 ‘경악스런’ 스코어를 작성했다. 거의 매 홀 보기를 한 ‘보기플레이어’ 수준의 경기를 펼친 것. 이전까지 댈리가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는 2008년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나온 89타였다. 댈리는 당시 알코올 중독과 비만, 부상으로 샷이 엉망이던 시절이었다.

댈리는 이날 더블보기 3개, 보기 5개와 파4 16번홀에서 8오버파 12타, ‘옥튜플 보기’(기준타수보다 8타를 더 친 것)를 기록하면서 90타를 쳤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있는 16번홀에서 댈리는 티샷에서 한 번, 드롭존에서 두 번이나 볼을 물에 빠뜨렸다. 그린 근처에 가서도 벙커에 볼을 넣는 등 정신없이 샷을 날리다 8타를 잃고 홀아웃했다.

댈리는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날이었다”며 “볼이 벙커에 빠지면 모래에 박혔고 페어웨이에 올려도 디봇자국에 떨어졌다”고 한탄했다.

한편 3라운드에서 동포 선수 케빈 나(31)가 단독 2위에 올라 2년5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컵에 도전한다. 그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06타로 로버트 개리거스(미국)보다 1타 뒤져 있다.

이날 13번홀(파3)에서 슬로플레이로 경고를 받은 케빈 나는 “샷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을 수도 있지만 느리게 플레이했다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12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때 지나친 왜글로 비난을 받았던 그는 “그때 이후 플레이가 많이 빨라졌지만 선입견을 떨치기 어렵다”며 “나는 골프를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고, (내 플레이 때문에)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회 코스에서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44·SK텔레콤)는 2타를 줄여 합계 이븐파 213타로 공동 24위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