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생산성이 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GDP를 총근로시간으로 나눠 산출한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23.7달러(2012년 기준)로, OECD 34개국 중 터키와 함께 28위에 그쳤다. 관광국가인 스페인(43.8달러), 그리스(30.2달러)에도 한참 못 미친다. 최하위인 멕시코(16.8달러)를 빼면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헝가리 폴란드 칠레 에스토니아 등과도 별로 차이가 없다. 인력밖에 믿을 게 없는 한국이 정작 노동생산성이 사실상 세계 꼴찌다.

특히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 독일 등과의 격차가 너무 큰 것이 우려스럽다. 미국은 54달러, 독일은 51.1달러이고, 세계적인 노인국가라는 일본도 35.1달러나 된다. 이들은 이미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로 들어섰던 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생산성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은 21.9달러(2007년)였던 반면 독일은 35.8달러(1991년), 미국은 32.6달러(1988년), 일본은 27.7달러(1987년)였다. 생산성 격차가 더 벌어지는 판이니 따라잡기 어렵다.

산업현장을 보면 더욱 그렇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은 차 한 대 생산하는 데 평균 28.4시간이 소요돼 미국 앨라배마공장(14.4시간)은 물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가에 세운 현지공장보다 생산성이 훨씬 떨어진다. GM 르노 등의 최고경영진도 계열 한국 공장의 고비용 저효율을 강하게 질책하고 있다.

이런 생산성으로 여기까지 온 게 기적이었다. 그렇지만 한계가 왔다. 게다가 통상임금 확대에 근로시간 단축, 정년 60세 연장 등으로 노동코스트 급등이 예고돼 있다. 일을 못 하면서 임금만 더 달라는 나라가 됐다. 남미와 남유럽 국가들을 빼닮아간다. 이대로 가면 4만달러는 어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