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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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업계를 양분하는 삼성전자LG전자의 주가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는 130만 원 선에서 등락중이다. LG전자는 6만 원을 밑돌아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시가총액(총 발행 주식 수* 주가) 규모로 따지면 격차가 183조 원에 달한다. 주가를 놓고 보면 LG전자에 삼성전자의 존재는 '별에서 온 그대'나 다름 없다.

◆ 삼성 130만 원 vs LG 6만 원 … 갈수록 벌어지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32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해 3월 156만 원을 찍은 뒤 강세를 보이다 6월 JP모건의 부정적 보고서 이후 120만 원 후반으로 내려갔다.

삼성전자, LG전자 주가 차이 얼마나 …
올 초 129만6000원에서 시작해 박스권에 갇혔지만 최근 기지개를 켜는 양상이다. 1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16거래일째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올 들어 외국인이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만 7000억 원을 넘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기업들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면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며 "올해 고가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로 IT 업계 주가의 상승 동력(모멘텀)이 높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5 판매 결과에 따라 충분히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2012년 7월26일 이후 20개 월 만에 6만 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5만9800원.

LG전자가 재상장한 2002년 4월22일 주가 6만2936원을 감안하면 12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 4월만 해도 주가는 9만 원을 넘어 10만 원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본부가 작년 3분기 영업적자를 내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연초 6만7000원에서 시작해 줄곧 하향세다. 기관이 올 들어 1000억 원 어치를 매도해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1분기에도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실적 개선의 열쇠 역시 스마트폰이 쥐고 있다" 며 "하지만 1분기 IT업계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감소하고, MC사업부 영업적자도 작년 4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LG전자에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며 "고가 제품인 G프로2와 보급형 L, F시리즈 출시로 포트폴리오가 강화됐지만, 결과는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LG전자 시가총액 9조 원 대 … 삼성전자의 5% 수준

두 회사의 차이는 시가총액을 보면 더욱 극명하다. 삼성전자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92조9621만 원, LG전자는 9조9334억 원으로 183조 원 가량 차이 난다. LG전자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5%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6%를 넘지만 LG전자는 1%에 못 미친다. 1988년 LG전자가 금성사이던 시절만 해도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보다 컸다. 1989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성장을 발판으로 LG전자 시가총액을 넘어선 뒤 단 한번도 역전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덩치로만 따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한 발 늦게 진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시가총액 차이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