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중국 승부수…"동양인 입맛으로 中서도 피자헛 꺾겠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66·사진)은 지난해 한 달에 한 번씩 3박4일간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목요일 업무를 끝내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가 베이징행 밤 비행기를 탄다. 돌아오는 시간은 매번 일요일 밤 9시께다. 3박4일간 일정은 베이징, 쑤저우, 우시, 상하이에 흩어져 있는 미스터피자 30개 매장을 돌아보는 강행군이다.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은 일정이다. 매장 점검이라고 외관만 훑어보는 게 아니다. 손님이 많이 찾는 피크시간대를 골라 종업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와 표정 등을 하나하나 살핀다. 손님이 뜸해지면 직원 라커룸도 점검한다. 매장 바깥에서는 점포 주변 청소 상태까지 확인한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경영방침은 중국 매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설 연휴 때는 상하이 1호점을 임시 오픈하느라 현지에서 보냈습니다. 불가피하게 조상님들께 죄를 지은 셈이 됐지요. 다행히 상하이 5개 점포가 모두 잘 풀리고 있어 조상님들께 면목이 서네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중국 승부수…"동양인 입맛으로 中서도 피자헛 꺾겠다"
상하이 식음료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다. ‘상하이에서 성공하면 중국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세계 최대 피자 브랜드인 피자헛 중국 본사도 상하이에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스터피자의 상하이 첫해 성적은 합격점에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1호점의 정식 개장식을 연 이후 상하이에서 5개 매장의 점포별 월평균 매출이 1억1000만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1억1000만원 매출은 미스터피자의 한국 내 416개 매장 중 상위 5% 수준이다.

그는 이런 분위기라면 연말까지 베이징과 상하이에만 100개의 점포망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중국 전역에 1000개의 점포를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 회장에게는 수치 이상의 큰 꿈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 그랬듯이 중국에서도 피자헛을 제치고 1등을 하겠다는 꿈이다.

“중국에서 피자헛 추월 전략은 한국에서와 같습니다. 후발주자로서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면 고객이 몰려온다는 것을 한국에서 입증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가 말하는 차별화 전략의 핵심은 수타 도우, 수제 토핑, 석쇠구이 등 세 가지다. 피자 빵인 도우의 밀가루 반죽과 토핑을 수작업으로 하고, 기름기를 빼기 위해 석쇠구이 방식을 채택했다. 피자 본래의 느끼한 맛을 줄이는 대신 동양인들이 좋아하는 바삭한 맛을 내기 위한 것이다. 이 전략이 적중해 미스터피자는 2008년 국내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피자헛을 추월하는 쾌거를 거뒀다. 창립 18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중국 유통기업인 골든이글그룹과 합자계약을 맺고 점포 확대에 날개를 달았다. 올해는 골든이글그룹과 손잡고 상하이-난징 라인을 따라 출점하는 한편 이 그룹의 직영 백화점인 ‘GE백화점’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다음달 난징시의 GE백화점 본점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10개 백화점에 매장을 낼 예정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