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착용 가능) 기기 사업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부사장은 지난 9일 미국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콘퍼런스에서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제조업체를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소프트웨어(SW) 개발 도구를 앞으로 2주 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업계 처음으로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선보인 구글은 한국의 LG전자와 손을 잡고 오는 6월 열리는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공개 계획에 대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웨어러블 기기에서 안드로이드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바일기기에서 채택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전화와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했듯이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소포트웨어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을 안드로이드 생태계로 더 깊숙하게 끌어들이겠다는 것.

스마트워치 출시 이전에 업계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의도도 있다. 피차이 부사장은 “시장의 반응을 많이 얻으려고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기 훨씬 이전에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의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며 “옷에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재킷’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새 스마트워치인 ‘기어2’ 등에 새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적용한 데 대응하려고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웨어러블 기기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내놓기로 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