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수석부행장 교체 여부를 놓고 시끌벅적하다. 주주총회 날인 오는 20일 김양진 현 수석부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다른 시중은행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수석부행장직은 막강한 자리다. 은행 내 모든 현안 보고를 받는 ‘2인자’이자 잠재적 은행장 후보이기도 하다. 현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수석부행장 출신이다.

또 이번에 선임되는 수석부행장은 이 회장과 손발을 맞춰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여느 임원 인사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문제는 이번에 뽑게 될 수석부행장의 임기가 9개월짜리라는 점이다. 이달 주총에서 새로 선임되더라도 올 연말까지만 수석부행장을 맡아야 한다. 이 회장이 지난해 우리금융의 사령탑에 오르면서 본인의 임기를 민영화 완료 시점으로 예상되는 12월30일까지로 정해 놓아 이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김 수석부행장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연임을 거쳐 3년이나 수석부행장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이 옛 상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 한일은행 출신 임원이 수석부행장을 맡게 된다. 정화영 우리금융 부사장과 이동건 우리은행 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둘 다 이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다.

다만 우리은행 민영화가 진행 중인 데다 임기가 너무 짧아 김 수석부행장의 연임카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