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준, 증시서 초능력 썼나…수혜주 '후끈'·증권가 '덤덤'
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후폭풍이 거세다. '별그대'가 중국에 수출돼 돌풍을 불러일으키자 별그대 수혜주가 형성됐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이후 또다른 '연예인 테마주'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농심 "싸이보다 김수현…광고모델 고려할 정도"

외계인 '도민준' 역할을 한 주인공 김수현 씨의 소속사 주가가 치솟았다. 10일 오후 2시26분 현재 키이스트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별그대에 투자한 SBS콘텐츠허브도 7% 강세다. 김수현이 '지오지아'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신성통상도 0.44% 오르는 중이다.

농심 주가도 4%이상 뛰었다. 여배우 '천송이' 역할을 한 전지현이 김수현과 함께 신라면을 끓여먹는 장면 때문이다. 농심에 따르면 중국법인인 농심 차이나의 1∼2월 매출은 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라면은 이 기간 900만 달러 어치가 팔리며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식품시장에선 김수현 효과가 싸이를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과거 싸이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매출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음악보다 드라마 효과가 더 큰 아시아 시장 특성상 싸이를 능가하는 김수현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수현과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드라마는 시작할 때 보다 종영 후 반향이 더 크다"며 "별그대를 통해 동남아시아 매출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키이스트 관계자 역시 "소속배우들의 인기도와 활동 반경이 회사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별그대'를 통한 김수현 씨 인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애널리스트는 '도민준' 외면, 왜?

이들 종목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증권가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키이스트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이후 전무한 상황. 그나마 지난 1월 IBK투자증권에서 '탐방노트'를 내보낸 것이 전부다.

엔터테인먼트업종을 맡고 있는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아마 키이스트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없을 것"이라며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대를 뒷받침할 만한 실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 역시 키이스트를 담당하지 않고 있다.

그는 "에스엠 주가 역시 2008년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보고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3년 뒤인 2012년께"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또다른 연구원은 "키이스트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나타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계산하는 기초체력(펀더멘탈) 가치와 시장 기대치의 괴리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키이스트가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이고 기초체력도 좋아지고 있지만 김수현 씨에 대한 잠재가치를 수치화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박희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