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협회 수장, 모피아 독식 '금 가는 소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행장서 모두 배제…손보협회장마저 김교식 前차관 내정 재검토
국민경제자문위원 지적 이후 朴대통령 "관치 폐해" 강조
금감원 출신, 유관협회 거쳐 우회하는 방식으로 취업
국민경제자문위원 지적 이후 朴대통령 "관치 폐해" 강조
금감원 출신, 유관협회 거쳐 우회하는 방식으로 취업
국내 17개 은행에서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 은행장이 모두 사라진 데 이어 금융 유관 협회장의 모피아 독식 체제도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석인 손해보험협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모피아 출신의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에 대해 금융당국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 출신들은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금융협회를 거쳐 금융회사 감사로 나가는 새로운 모형을 선보이고 있다.
▶본지 3월4일자 A2면 참조
◆모피아, 협회장에서도 밀려나나
금융 유관협회 6곳 중 모피아 출신 협회장은 4명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모피아 출신이다. 손해보험협회장은 공석이고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만 유일한 업계 출신이다.
손보협회장 자리엔 최근 김 전 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모피아 출신 협회장 선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회장과 김규복 회장의 후임에 모피아 출신이 올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 자문위원이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중심축인 금융산업의 발전이 중요한데 금융협회장을 모피아가 독식하는 등 관치 금융이 판을 치고 있어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한 발언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이후 금융권 인사에서 모피아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엔 은행원 출신인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각각 취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치 금융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출신 잇따라 금융사 감사로
이런 분위기와 달리 금감원 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금피아(금감원+마피아)’들은 공직자윤리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금융사 감사 등으로 속속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금감원 직원이 퇴직한 날로부터 2년 동안 퇴직하기 전 5년 동안 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우선 취업 제한을 받지 않는 금융 유관협회로 갔다가 나중에 금융회사 감사로 가는 관행이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A연구위원은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에, B연구위원은 손해보험협회 부회장에 최근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 임원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금감원 출신인 장상용 손보협회 부회장은 신한생명 감사로, 김성화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은 신한카드 감사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백현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도 농협은행 감사로 이동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협회를 징검다리로 이용해 금융사 감사에 취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구로 치면 일종의 ‘스리 쿠션’ 인 셈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본지 3월4일자 A2면 참조
◆모피아, 협회장에서도 밀려나나
금융 유관협회 6곳 중 모피아 출신 협회장은 4명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모피아 출신이다. 손해보험협회장은 공석이고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만 유일한 업계 출신이다.
손보협회장 자리엔 최근 김 전 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모피아 출신 협회장 선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회장과 김규복 회장의 후임에 모피아 출신이 올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 자문위원이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중심축인 금융산업의 발전이 중요한데 금융협회장을 모피아가 독식하는 등 관치 금융이 판을 치고 있어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한 발언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이후 금융권 인사에서 모피아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엔 은행원 출신인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각각 취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치 금융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출신 잇따라 금융사 감사로
이런 분위기와 달리 금감원 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금피아(금감원+마피아)’들은 공직자윤리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금융사 감사 등으로 속속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금감원 직원이 퇴직한 날로부터 2년 동안 퇴직하기 전 5년 동안 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우선 취업 제한을 받지 않는 금융 유관협회로 갔다가 나중에 금융회사 감사로 가는 관행이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A연구위원은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에, B연구위원은 손해보험협회 부회장에 최근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 임원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금감원 출신인 장상용 손보협회 부회장은 신한생명 감사로, 김성화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은 신한카드 감사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백현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도 농협은행 감사로 이동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협회를 징검다리로 이용해 금융사 감사에 취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구로 치면 일종의 ‘스리 쿠션’ 인 셈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